사우디, 2035 럭비월드컵 유치 포기…PIF도 돈 말랐나

김세훈 기자 2026. 4. 18.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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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 로고. 게티이미지

사우디아라비아가 2035년 럭비월드컵 유치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 국부펀드(PIF)의 투자 전략이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스포츠 분야 대형 프로젝트의 우선순위가 조정된 결과로 분석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사우디가 국제럭비연맹(World Rugby)에 유치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오는 10월 마감 시한 전에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압둘아지즈 빈 투르키 알파이살 체육부 장관을 통해 대회 유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으나, 실제 입찰 절차에는 나서지 않았다.

당초 사우디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와 함께 중동 공동 유치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해당 구상 역시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현재까지는 아르헨티나, 일본, 스페인 등이 유치 경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사우디의 중장기 경제개발 계획인 ‘비전 2030’의 전략 변화와 맞물려 있다. PIF는 최근 발표한 계획에서 투자 성과를 회수하는 ‘가치 실현(value realization)’ 단계에 진입했음을 강조하며, 수익 창출 가능성이 낮은 프로젝트에 대한 지출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기조 변화는 다른 스포츠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LIV 골프는 대표적인 조정 대상 프로젝트로 지목되며, 내년 이후 자금 지원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리그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민간 투자 유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PIF는 스포츠 투자를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향후에는 2034년 FIFA 월드컵 개최를 위한 경기장 건설과 인프라 확충, 리야드 인근 포뮬러원(F1) 서킷 개발 등 국내 기반 프로젝트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최근 이란과의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도 투자 전략 조정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지만, 럭비월드컵 유치 포기 결정은 해당 갈등 이전에 이미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야시르 알루마얀 PIF 총재는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투자 취소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모든 프로젝트를 재검토하고 있다”며 “전쟁 여부와 관계없이 상황은 유동적이지만, 갈등은 우선순위 재조정에 추가적인 압박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사우디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유치 경쟁에서 한발 물러서는 대신, 수익성과 실현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한때 공격적으로 확대되던 스포츠 투자가 보다 현실적인 재정 기조 속에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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