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7 대출 규제 시행…'전세 대신 월세' 고착화 우려
주담대 연장 금지에 임대인 월세 전환 유인 확대
전세 공급·수요 모두 자금여력 위축…월세 고착화 우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3만 건 아래로 줄어드는 등 전월세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17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고강도 대출 규제가 시행됐다. 투기 수요 차단이 목적이지만, 전세의 월세화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담대 연장 금지…반환대출로 세입자 내보내고 월세 전환도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월세 전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장은 "특례대출은 세입자를 보호할 수 있지만, 대출을 받은 임대인이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기 위해 해당 주택을 월세로 전환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규제 시행 당일 은행 창구와 상담센터에는 "대출 연장이 안 되면 반환 대출을 받아 세입자를 내보내고, 이후 월세로 전환해 이자와 관리비를 충당하겠다"는 상담이 잇따랐다는 전언이 나왔다.
DSR 고도화…예외 바깥에 놓인 전세 수요층 불안
다만, '보증금 7억 원 이하(수도권)' 및 '부부합산 연소득 1억 원 이하' 가구에 대해서는 규제 예외를 두는 안전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그러나 이 보호장치가 서울의 실제 주거 비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기준 2026년 1분기(1~3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현황을 보면, 보증금 7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전체의 42.1%에 그친다. 서울 전세 시장의 절반 이상은 정부의 예외 기준선을 벗어나 있는 셈이다.
고가 전세뿐 아니라, 중위가격 전세에 대한 대출 한도도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부부합산 연소득 약 6500만 원 선의 맞벌이 가구가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 수준(보증금 6.4억 원)을 구할 때, 정책 시행 전에는 대출 한도가 약 4.5억 원까지 가능했지만, DSR 고도화와 LTV 40% 규제 적용으로 약 3.5억 원 안팎으로 축소된다.
이 경우 약 1억 원가량의 보증금이 부족해지는데, 당장 1억 원을 한 번에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가구는 부족분을 월세로 전환하는 '반전세' 형태로 계약을 맺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전월세 전환율을 4.8% 수준으로 보면, 1억 원을 월세로 전환할 경우 매달 약 40만 원가량의 추가 고정비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처럼 대출 규제가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의 자금 여력을 동시에 압박하면서, 전세를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P2P·대부도 막아…전세유지 여력 떨어져 월세로
그러나 자금 조달 경로가 전반적으로 좁아지면서 임대인의 전세 유지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특히 기존에 대출로 전세를 유지하던 임대인은, 규제 강화 이후 보증금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신규 전세물량을 줄이거나, 월세전환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는 전세는 줄고 월세는 늘어나는 구조 변화를 가속화해 임차인의 주거비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다주택 신규수요 막겠지만…월세 고착화 전망
한국부동산원 전·월세 통계(2026년 3월 기준)에 따르면 서울 전세 매물은 28.4% 감소한 반면 월세 계약은 13.8%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64.2%로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월세가격도 오르면서, 소득대비 주거비 비율은 서울 기준 28.2%에 달한다.
이번 규제는 신규 다주택자 진입을 차단하고 가계부채 관리에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을 기반으로 유지돼 온 전세가 위축되면서 월세와 반전세 중심으로 시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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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효영 기자 hy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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