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떠나 월요일 출근"...2030 사로잡은 '무연차 해외여행'
항공업계, 새벽 4시 귀국 심야편 취항… 여행업계 ‘연차 제로’ 주말 상품 강화

금요일 퇴근 후 공항으로 향해 주말 동안 짧게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이른바 ‘무연차 해외여행’이 2030 직장인들 사이에서 여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 급등으로 장거리 노선 유류할증료가 급증하면서 단거리 노선은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경기일보 취재 결과 일 년에 한 번 연차를 사용하며 긴 휴가를 떠나기보다 업무 공백을 줄이고 일상 속 재충전 빈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여행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 관광객 수는 2천955만177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전체 여행객 3명 중 1명꼴로 일본(945만9천605명)을 찾았고, 중국(315만8천91명) 방문객도 2024년 대비 63.9% 급증하는 등 일본과 중국 중심 근거리 지역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글로벌 여행 애플리케이션 스카이스캐너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 10명 중 6명(62%)은 2026년 짧고 빈번한 여행을 떠나겠다고 답하며 트렌드 변화를 수치로 증명했다. 이들은 연차를 아낄 수 있다면 주말이나 성수기에 평균 23.1%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기꺼이 비행기 표를 끊겠다고 응답했으며 금요일(39%) 출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여행이 일상화되면서 일정을 짧게 가져가는 대신 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직장인들의 소비 전략이 변화했다고 분석한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과거 길게 한 번에 가던 여행 행태가 여러 번 짧게 다녀오는 이른바 ‘숏컷’ 방식으로 바뀌어 당일이나 1박2일 여행도 많아졌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해외여행 역시 금요일과 주말을 활용해 짧게 다녀오는 추세”라며 “일정은 짧게 가려고 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차라리 일정을 줄이고 여러 번 가자는 분위기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 속 국제 유가 급등과 장거리 노선 유류할증료 폭탄 등 경제적 부담까지 겹치면서 단거리 노선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커질 수 있다. 5월 국제 유류할증료는 3월 6단계, 4월 18단계에서 5월 최고 단계인 33단계로 뛰어올랐다. 대한항공은 후쿠오카, 칭다오 노선에는 7만5천원. LA, 뉴욕 파리 등 노선에는 56만 4천원에 달하는 유류할증료를 적용한다.
유류할증료가 상승했지만, 단거리 노선은 장거리와 비교해 상대적인 유류할증료 인상 폭이 낮아 오히려 여행 유인이 커진다. 노랑풍선 측 자료에 따르면 2026년 2분기와 3분기 해외 패키지 여행객은 2025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일본(25%)과 중국(37%) 등 인기 지역은 물론 필리핀(57%)과 베트남(73%) 등 단거리 노선이 압도적인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중동 지역 정세 불안과 유가 상승 영향으로 유럽 여행객은 소폭 감소하며 장거리 여행 수요는 위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항공업계 역시 직장인들의 밤도깨비 수요에 발맞춰 심야 비행편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국내 한 항공사는 3월19일부터 오후 8시55분 인천을 출발해 오후 10시45분 일본 오사카에 도착하고, 월요일 새벽 2시15분 간사이공항을 출발해 새벽 4시50분 인천으로 귀국하는 심야 정기편을 신규 취항했다.
여행사 업계 데이터에서도 금요일 및 공휴일을 낀 단거리 여행 수요가 높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A 여행사 관계자는 “연차 없이 월요일 바로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 수요를 반영해 금요일 야간 항공편을 이용한 주말형 일정 중심의 상품 구성을 대폭 강화했다”며 “5월1일 근로자의 날과 5월5일 어린이날 등 징검다리 휴일을 활용해 연차 없이 3박4일 일정을 꽉 채우는 단거리 예약도 급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에서 다뤄지는 콘텐츠를 보고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도 있다. B 여행사 관계자는 “2박3일 일정의 밤도깨비 해외여행은 패키지보다 2030 젊은 자유여행객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다”며 “특히 중국 상하이는 가성비가 좋을 뿐만 아니라 화려한 복장으로 사진을 찍는 ‘왕홍(중국 인플루언서) 체험’과 먹거리 등 젊은 층 취향을 저격하는 체험거리가 많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종욱 인턴기자 hand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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