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사자·퓨마 잇단 맹수 탈출... 동물원 부실 관리, 시민도 동물도 위협한다

최두선 2026. 4. 18.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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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공공동물원 오월드 늑대 탈출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 관리 부실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맹수를 비롯한 동물 탈출이 수십 년간 반복되면서 시민 안전과 동물 보호가 위협받고 있어 정부의 체계적인 동물원 관리·운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동물원에서는 2005년 코끼리 6마리가 한꺼번에 탈출해 인근 식당과 주택가로 난입하는 사고도 있었다.

동물 탈출 사고 원인으로 미비한 안전관리 시스템과 매뉴얼 부족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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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마·재규어·사자·늑대 맹수 탈출 줄 지어
2005년 코끼리 집단 탈출로 인명피해도
동물원 안전관리 시스템 강화 목소리 나와
8일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했다가 17일 생포돼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늑구'. 대전시 제공

대전 공공동물원 오월드 늑대 탈출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 관리 부실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맹수를 비롯한 동물 탈출이 수십 년간 반복되면서 시민 안전과 동물 보호가 위협받고 있어 정부의 체계적인 동물원 관리·운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오월드에는 돌아온 '늑구'를 포함해 총 14마리의 늑대가 사육 중이다. 늑구는 8일 오전 9시 18분쯤 사파리 철조망 아래 흙을 파고 탈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철조망을 빠져나온 늑구는 높이 2m에 불과한 외곽 철조망을 가뿐히 넘어 밖으로 빠져나갔다.

오월드는 개장 전 점검 과정에서 늑대 무리 중 1마리가 사라진 것을 발견해 자체 내부 수색을 하다 40여 분 뒤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늑대 탈출 사실을 신고했다. 늑구는 탈출 9일 만인 17일 0시 44분쯤 오월드 인근 안영동 대전중부고속도로 안영나들목(IC) 인근에서 마취총에 맞고 수로에 빠져 무사히 생포됐다. 수색 과정에서도 시민 제보에도 수차례 늑대의 위치를 놓치는 등 당국의 대응이 논란이 됐다.

2018년 9월 18일에도 오월드에서 퓨마 '뽀롱이'가 탈출했다가 4시간 30분 만에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퓨마는 열린 사육장 문을 통해 탈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사육사와 관리인이 사육장 문을 제대로 닫지 않았고, 사육장 폐쇄회로(CC)TV 2대가 모두 고장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23년 3월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인근에서 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한 얼룩말 '세로'가 주택가를 돌아다니는 모습. 연합뉴스
대전 오월드 입구에 퓨마 '뽀롱이'를 추모하는 조화와 사진, 메모지가 놓여 있다. 뽀롱이는 2018년 9월 오월드를 탈출했다가 4시간 30여 분 만에 사살됐다. 연합뉴스

공공동물원인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도 2023년 3월 얼룩말 '세로'가 울타리를 부수고 도심을 활보하다가 3시간 만에 생포됐다. 이 동물원에서는 2005년 코끼리 6마리가 한꺼번에 탈출해 인근 식당과 주택가로 난입하는 사고도 있었다. 당시 행인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같은 곳에서 1987년 표범 '호순이'가 탈출했다가 군 저격병까지 투입된 수색 작전 끝에 사살되기도 했다.

사설 농장에서도 동물 탈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023년 8월 경북 고령의 사설 농장에서 20년 된 암사자 '사순이'가 탈출했다가 사살됐다. 같은 해 강원 강릉의 한 동물농장에서 생후 6개월 된 새끼 사자 2마리가 사육장 틈을 통해 탈출했다가 잡혔다. 2024년 경기 성남의 한 생태체험장에서 타조가 탈출해 도심을 활보하다 구조되기도 했다.

2023년 8월 14일 경북 고령군 한 목장에서 탈출한 사자 '사순이'가 총에 맞고 쓰러져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동물 탈출 사고 원인으로 미비한 안전관리 시스템과 매뉴얼 부족 등이 꼽힌다. 늑구와 뽀롱이, 세로 등의 사례를 비춰 보면 낙후한 시설과 관리 부실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자동 센서 장착, 사육장 보안 강화 등 동물원 시설 강화가 시급하다.

설채현 수의사는 "동물원 사육사를 만들 땐 밑에 땅을 파지 못하도록 시멘트를 발라놓는데 이번에는 그냥 흙으로 돼 있다고 해서 의아했다"라며 "늑구가 수차례 걸쳐 조금씩 굴을 파왔을 가능성도 있기에 그런 점을 사육사가 확인해야 하고 항상 사육장 울타리 위, 아래 모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본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구조인 동물원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동혁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국내 동물원 대부분은 수익이 보장되는 시설이 아니다"라며 "운영 예산이 제한적이어서 동물 관리 공백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해 5월 실시한 동물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자·호랑이·표범 등 육식동물과 코끼리와 코뿔소 등 대형 초식동물이 사는 174개 동물사(24개 동물원) 중 26%(46곳)가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신속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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