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알아보다 화들짝… 강북 10년만에 상승폭 최고

김윤주 기자 2026. 4. 18.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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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서울 전세시장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일대에서 '전세 0건, 월세 0건' 단지가 속출하고 있는 1일 서울 노원구 한 부동산 게시판에 매매물건 광고만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서울 광진·성북·도봉구의 전셋값이 10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공급은 부족한데 실거주 의무 강화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전셋값이 급등한 것이다. 이 3구를 포함해 중저가 아파트 단지가 많은 지역의 전셋값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서울 전역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집을 사기는 어려운 실수요자들이 그나마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가성비’ 지역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재건축·재개발로 서울에서 최소 1만 가구 이상의 이주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전세난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월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광진구 전세가격지수는 101.47(올해 1월이 100)로 한 달 사이 1.06% 올랐다. 2015년 11월(1.45%)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광진구 아파트 전세 가격은 작년 말 대비 2.33%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성북구와 도봉구도 1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성북구는 전세가격지수 101.84로 전월보다 1.02% 올랐고, 도봉구는 전세지수 101.07로 0.82% 올랐다. 역시 2015년 11월(성북 1.26%, 도봉 1.35%) 이후 최대 폭 상승으로, 지난달 서울 전체 평균 상승률(0.56%)을 크게 웃돌았다.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기존 세입자의 4년 거주가 보장되며 신규 전세 가격이 크게 올랐던 2020~2021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들 3구를 포함해 노원·관악·은평·구로·강북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들이 전셋값이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그래픽=김성규

전세 폭등세는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영향이 크다. 매입 직후부터 2년 실거주 의무가 생긴 데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6개월 내 반드시 전입해야 하는 의무가 겹치면서 집주인이 전세를 놓고 싶어도 법적으로 놓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탓이다. 아파트 실거래가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초 2만3000여 건이었던 서울 전세 매물은 현재 1만5000여 건으로 석 달 만에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서울 내 재건축·재개발로 인한 이주 수요가 1만 가구 이상 쏟아지는 것도 악재다. 부동산R114 집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 지역 27개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에 따른 이주 및 철거 단계를 밟고 있다. 철거에 앞서 이사 수요가 발생하는 가구수만 9631가구에 이른다. 재개발 구역까지 합치면 전·월세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전세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이 수요가 오피스텔로 몰리는 풍선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 오피스텔 전세가격은 0.24% 상승했다. 2021년 4분기(0.82%) 이후 17개 분기(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아파트 전셋값 상승에 따른 대체 수요로 오피스텔을 찾는 임차인이 증가한 가운데 역세권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월세 거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R114 김지연 연구원은 “전세가 너무 많이 올라 집을 사려고 해도 대출 규제 등으로 쉽지 않은 수요자는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양도세나 보유세 강화로 임차인들에게 조세 부담이 전가되는 것도 전월세 가격을 더욱 올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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