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81%의 역설…광주 자가용 태양광 설치 '전국 최저'
높은 아파트 비중, 보급 걸림돌
세대 동의 등 복잡한 절차 '발목'
"주택용 에너지 보급 확대 필요"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에너지 안보와 재생에너지 확대 요구가 거세지고 있으나, 광주광역시의 주택용 태양광 보급은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주 특유의 높은 아파트 비율이 구조적 한계로 작용하면서 가계의 에너지 자립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가로막고 있어, 도시 특성에 맞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술정책플랫폼이 공개한 '2023년 대한민국 지역별 사업용·주택용 태양광 생산량 비율'에 따르면, 광주의 주택용 태양광 생산량 비율은 21%에 그쳤다. 이는 전국 6개 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광역시별로 살펴보면 대전이 59%로 가장 높은 주택용 비중을 보였으며, 인천(47%), 울산(43%), 대구(41%), 부산(40%) 순으로 나타났다. 타 광역시들이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며 시민 주도의 에너지 생산 체계를 갖춰가는 것과 달리, 광주는 20%대 초반에 머물며 다른 지역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 속 '에너지 안보'의 핵심인 분산형 에너지 체계가 주목받고 있으나, 재생에너지 선도 도시를 자처해온 광주시의 주택용 태양광 보급률은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며 체면을 구겼다.
광주가 주택용 태양광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원인은 역설적이게도 광주의 주택 구조에 있다. 2023년 기준 광주광역시의 전체 주택 중 아파트 비율은 81.5%로, 6개 광역시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단독주택과 달리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은 태양광 설비 설치 시 입주민 동의, 관리주체 협의, 설치 위치 선정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옥상이나 베란다 활용 시 세대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미관 훼손이나 조망권 침해 우려가 제기되면서 갈등이 반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설치 공간의 제한과 관리 책임 소재의 불분명함 역시 광주의 높은 아파트 비중이 주택용 태양광 확대의 구조적 병목 현상으로 작용하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개별 가구 단위의 태양광 확대가 에너지 위기 대응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녹색전환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용 태양광은 시민들이 전력 생산의 주체가 돼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즉각 체감하게 함으로써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수용성을 높인다. 또한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 가정의 피크 수요를 낮춰 송전망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여준다.
국내 약 1987만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용 태양광 보급을 확대할 경우 최대 4.5GW의 재생에너지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203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중 부족분(66GW)의 약 7%를 메울 수 있는 규모다. 특히 연간 265만톤의 탄소 배출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이는 광주 광산구와 동구 주민 전체(약 49만명)가 1년 동안 내뿜는 탄소 배출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 광주의 태양광 생산량 중 79%는 사업용에 쏠려 있다. 사업용 태양광은 넓은 면적을 활용해 대규모 전력을 생산하는 데 유리하지만, 생산된 전기가 지역 가정의 에너지 자립이나 요금 절감으로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 진정한 의미의 분산형 전원 확대와 에너지 복지 실현을 위해서는 사업자 중심의 보급 정책에서 벗어나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주택용 기반을 넓히는 것이 시급하다.
일각에서는 전남광주 통합 구상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공동주택 중심의 도시 구조에 최적화된 세부 정책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자급 기반의 변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광주시 관계자는 "도시 구조의 한계로 주택용 태양광 확대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으나, 광주는 이미 조기에 사업을 시작해 전체 생산량 측면에서는 상위권에 속한다"며 "현재 산단 지붕이나 물류시설 등 유휴 공간을 활용한 사업용 설비가 재생에너지 공급의 핵심 축 역할을 하고 있으며, 향후 도시 특성에 맞는 보급 활성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