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또 하나의 국보 눈앞…‘800년 고려종’ 오어사 동종 승격 추진
1216년 제작 고려 범종…명문 기록 가치 주목
1995년 오어지서 발견…경북일보 최초 보도

현존 최고(最古) 신라비인 중성리 신라비와 냉수리 신라비를 보유한 포항시가 또 하나의 국보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고려 시대 금속공예의 정수를 보여주는 '오어사 동종'이 국보 승격 절차에 돌입하면서, 포항이 '국보 도시'로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포항시는 지난 17일 열린 경북 문화유산위원회 심의에서 오어사 동종의 국보 승격 신청 안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북도와 포항시는 국가유산청에 공식 신청서를 제출하고 현지 실사와 심의 절차에 대응할 계획이다.
오어사 동종은 1216년(고려 고종 3년) 주종장 순광(淳光)이 제작한 범종이다.
종 표면에는 제작 시기와 봉안 사찰이 명확하게 새겨져 있어, 단순한 공예품을 넘어 '기록유산'으로서 가치가 높다.
이는 중성리비와 냉수리비처럼 기록을 통해 역사성을 입증하는 포항 문화유산의 특징과도 맞닿아 있다.
이 종은 통형 음통과 당좌 양식 등 고려 후기 범종의 전형을 보여주며, 섬세한 제작기법과 독창적인 조형미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학계에서는 이미 국보급 유물로 인정받아 왔다.
오어사 동종은 1995년 오어사 앞 저수지 준설 작업 중 발견됐다. 당시 경북일보가 최초로 세상에 알리며 그 존재가 알려졌고, 이후 보물 제1280호로 지정됐다.
발견 과정 자체가 극적이라는 점도 이 유물의 상징성을 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적 제49호 법광사지 역시 유산구역 확대 지정이 추진된다.
10차례 발굴조사를 통해 건물지와 3380여 점의 유물이 확인됐으며, 최근 조사에서는 기존 경계 밖에서도 주요 유구가 발견됐다.
포항시는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를 위해 지정구역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포항시는 이번 국보 승격 추진을 통해 지역 문화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상수 문화예술과장은 "포항이 보유한 기록문화 유산의 가치를 더욱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역사적 자부심을 체감할 수 있는 문화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문화유산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과 경쟁력을 규정하는 자산이다.
중성리비와 냉수리비에 이어 오어사 동종까지 국보로 승격될 경우, 포항은 '기록문화의 도시'라는 브랜드를 한층 공고히 하게 된다.
또 하나의 국보를 향한 포항의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