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연구기관, 배보다 배꼽이 크다”…통폐합-인력조정 시사
“굳이 독립조직 필요한가 싶은 것도”
공무원 못 늘려 기관 둔다는 답변에
“욕은 내가 먹을테니 필요하면 늘려야”

● 李 “기관마다 원장 비서 인력 다 따로”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102개 공공·유관기관에서 업무보고를 받았다. 각종 국책연구기관 등 지난해 업무보고에서 제외된 기관들을 한꺼번에 부른 것. 이 대통령은 “기관마다 원장도 있고 비서 인력도 있을 텐데 월급 주고 세금 신고하는 것도 다 따로 하지 않냐”며 “비슷한 경우가 많아 같이 하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드는 분야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연구 기관을 보면 큰 곳도 있고 작은 곳도 있는데 보통 30여 명으로 연구 분야별로 연구원이 다 따로 설치돼 있는 것 같다”면서 “조직 자체는 개별 법률에 의한 독립기관인데, 출연연(정부출연 연구기관)법에 의해 통합 관리하고 있다. (개편을) 연구해 봐야겠다”고 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에 한국개발연구원(KDI), 국토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조세재정연구원처럼 등 26개 분야별 국책 연구기관이 있는데 분리해서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기관별 인력 현황을 집중 점검하면서 “연구직보다 연구 안 하는 인력이 많다”면서 “너무 지원 인력이 많다는 생각이 안 드냐.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크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의 지적이 이어지며 이날 업무보고는 당초 예정된 2시간을 넘어 2시간 45분가량 진행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부처와 국회에 의해서 법률을 만들어서 만들어진 기관이 상당히 많은 실정”이라며 “기관 통합 여부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 李 “공무원 숫자 늘리는 욕은 내가 먹겠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과정에서 국책연구기관장을 상대로 ‘기강 잡기’에 나섰다. 김영찬 교통연구원장이 신호등 없는 생활권 도로 교차로에 신호등을 설치해야 한다고 건의하면서 한 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3000명이라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경찰청 보고에 따르면) 사망자가 2500명인데, 연구하시는 분이 왜 숫자를 잘 모르냐”고 지적했다. 김 원장이 “약간 강조한다고 과장해 말씀드렸다”고 하자 “과장은 정치에서나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경기도지사 시절 추진한 지역화폐 정책에 대해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고 예산 낭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을 두고는 “인연이 많은 연구원”이라고 뼈 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문제 중 심각한 게 청년인데, 수많은 연구조직 중에 청년이 없다는 게 좀 그렇다”며 청년을 전담할 연구기관이나 정부 내 정책 부서 신설 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 국정 운영 평가 여론조사에서 ‘2030’ 지지율이 유독 낮게 형성돼 있는 점도 청년 전담 조직 검토의 배경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석 국무총리는“(청년) 사안이 많아서 한군데로 모아야 하지 않나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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