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갈아타며 다녀도 커피 두잔값…K환승에 “스고이” “원더풀”
외국인 홀린 대중교통 인프라
공항철도·버스·지하철 이용하며
하루 종일 관광 다녀도 1만원대
“정시성·편의성·저렴함 최고 강점”
재방문 중요 항목에 대중교통을
치안 42.8% 이어 41%로 2위에

해마다 두 차례 꼭 한국을 찾는 일본 오사카에 거주 중인 30대 직장인 아이코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출국할 때까지 주로 택시를 이용했다. 주변에서 “한국 대중교통이 편리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지만 외국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한국 방문 때 처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 뒤 그의 인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3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도착한 아이코 씨는 숙소가 있는 홍대입구역까지 공항철도를 타고 약 55㎞ 거리를 1시간 만에 이동했다. 호텔에 짐을 푼 뒤 광화문과 경복궁으로 향할 때는 호텔 직원의 안내에 따라 602번 버스를 타고 30분 만에 도착했다. 관광을 마친 뒤에는 경복궁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충무로를 거쳐 명동으로 이동했다. 3호선에서 4호선으로 한 차례 환승해야 했지만 하늘색 안내 표지판을 따라가자 어렵지 않게 목적지에 닿을 수 있었다. 이후 한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다시 지하철을 타고 15분 만에 이태원으로 이동했고 밤 11시까지 시간을 보낸 뒤 다시 지하철로 숙소에 돌아왔다.
이날 아이코 씨가 이동한 거리는 총 76㎞에 달했지만 실제 이동 시간은 2시간 20분 남짓이었다. 교통비는 1만 800원에 그쳤다. 1년 전 비슷한 동선으로 여행했을 때 택시비로 8만 4000원을 썼던 것과 비교하면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아이코 씨는 “택시를 타면 아침 일찍 일정을 시작하려 해도 출근 시간대 도로가 막혀 가까운 거리도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아 오전 9시가 넘어서야 관광을 시작하곤 했다”며 “이번에는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서울은 버스와 지하철 환승이 잘 돼 있으니 편의점에서 교통카드를 사서 충전해 쓰면 된다’는 팁을 보고 그대로 따라 했는데 일본보다도 더 편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상당수는 한국을 여행지로 선택할 때 대중교통을 주요 인프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이 발표한 ‘2025년 외래관광객 조사 4분기 잠정치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이 방한을 고려할 때 중요하게 본 관광 인프라로는 치안이 42.8%로 가장 높았고, 대중교통이 41%로 뒤를 이었다. 특히 교통 여건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대만·태국·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와 프랑스·독일·영국 등 유럽 국가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한국 대중교통이 ‘적극 권장 영역’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대중교통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정시성과 편의성이 꼽힌다. 지하철은 물론 버스도 대중교통 애플리케이션에 표시된 시간에 맞춰 비교적 정확하게 도착해 여행 일정에 맞춰 움직이기 수월하다는 평가다.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마다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열차와 버스의 도착 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깔끔한 이용 환경과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요금 체계까지 더해지면서 패키지 여행이 아닌 자유여행객들에게는 특히 매력적인 이동 수단이 되고 있다.
관광객뿐 아니라 업무차 한국을 찾는 외국인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한국 대중교통의 편리성에 대한 평가가 높다. 일본에서 일하면서 한 달에 한 번꼴로 한국에 출장 온다는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갈 때마다 양국 대중교통의 차이를 실감한다고 했다. 서울은 도심 곳곳에 철도망이 촘촘히 깔려 있어 주요 업무지구 대부분을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고 경기 지역으로 이동할 때도 환승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씨는 “대부분의 일정은 지하철과 시내버스로 소화할 수 있고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골목 안쪽까지도 접근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이런 교통수단이 하나의 체계 안에서 환승된다는 점이 가장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시간으로 혼잡도 정보까지 제공하는데 이런 서비스는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유가가 지속되자 국내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새내역 인근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정 모 씨는 최근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한 뒤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영업직으로 일하는 정 씨는 자택에서 서초역 인근 직장까지 승용차로 이동할 경우 짧게는 40분, 길게는 1시간가량 걸렸지만 지하철을 이용한 뒤로는 출퇴근 시간이 20분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팝업스토어 관련 미팅 때문에 성수 지역을 자주 가는데 예전에는 차 안에서 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다”며 “지하철로는 30분 만에 이동할 수 있어 확실히 편리함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대중교통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고 있어 한 달 5만 8000원으로 교통비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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