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철탑 오른 택시 노동자 20일째 고공농성…“택시발전법 개정안 폐기해야”
맹성규 국토위원장 사무실 앞 농성
안전 조치로 통행 일부 통제되기도

한 택시 노동자가 인천에서 20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택시 월급제' 시행을 유예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 폐기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17일 오후 남동구 길병원사거리. 삼각형 교통섬 옆 20m 높이 통신탑 위에 한 남성이 올라가 있었다. 아래에는 에어매트와 천막 농성장, 사다리차가 설치돼 있었다.
그는 고영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지회 대림교통분회장이다.
그는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맹성규(남동갑) 의원 지역사무실 앞인 이곳에 지난달 29일 올랐다. 직경 90cm 남짓한 도넛 형태 철탑 위에서 20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고 분회장이 좁은 철탑 위를 지키는 것은 월급제 시행을 추가로 유예하는 내용의 관련 법 개정안 폐기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해당 개정안은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서울은 2021년 시행이 시작됐고, 다른 지역은 당초 2024년 8월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한 차례 연기돼 올해 8월 전국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여야는 개정안을 통해 시행 시기를 다시 2년 늦추기로 했다. 주 40시간 소정근로시간제 적용에 일부 예외를 두는 내용도 포함됐다.
최세호 택시지부장은 "택시 사납금으로 인한 과로와 안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데, 국회가 그간의 논의를 뒤집는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 시민의 안전까지 고려한 입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지적했다.
고 분회장의 고공농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노조는 지역별 여건에 따라 월급제를 유예 없이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택시지부는 맹 의원실을 통해 국회 법사위 간사 면담을 요청하는 등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낮 고공농성장에는 추가 구조물 설치와 의료진 점검 등 안전 조치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횡단보도 통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글·사진 정슬기 기자 za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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