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X-ray] ‘대선 후보’ 김동연도 떨어트렸다…여전히 ‘개혁’ 목마른 與 당심
민주 지지층, 지난해 말 여조에서 ‘2차 특검’ 87%·‘검찰개혁’ 81% 지지
전당대회 구도 영향 전망…“강성파, 자기정치에 지방권력 이용” 우려도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김동연 경기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김관영 전북지사, 오영훈 제주지사까지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시·도지사 5명 전원이 당내 경선(일반 여론조사 50%+권리당원 투표 50%)에서 탈락하며 6·3 지방선거 연임 도전이 불발됐다. 적극 응답층인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이 핵심 이유로 꼽힌다. 대신 당원들은 검찰개혁의 선봉장인 추미애·민형배 의원 등 강경파 인사들을 새로운 후보로 선택했다. 당심은 탄핵으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도 내란 청산과 개혁 과제에 여전히 목마른 걸까.
'포스트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선 4년 전 0.15%포인트 차 신승을 따냈던 현역 김동연 지사가 추미애 의원에게 패했다. 당대표 출신의 6선 중진인 추 의원은 최근까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으며 검찰개혁을 주도해온 강경파 인사다. 반대로 김 지사는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행정력과 중도 이미지에 강점이 있다. 또 도청 인사에서 친명(親이재명)계를 배제하고 이 대통령과 정책적으로 대립해온 만큼 친명 주류층의 반발을 산 바 있다. 결국 이번 경선에서 김 지사는 결선도 치르지 못하고 다른 경쟁자였던 한준호 의원과 고배를 마셨다.
호남 텃밭도 전부 물갈이됐다. 행정통합으로 1명의 통합특별시장을 뽑는 광주·전남의 경우 강기정 광주시장은 예비경선에서 탈락했고, 김영록 전남지사는 결선 투표에서 재선인 민형배 의원에게 졌다. 친명계 대표적 강경파로 꼽히는 민 의원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민주당에서 총대를 메고 자진 탈당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조기대선에서 대통령 후보 직속 K-이니셔티브 위원장을 맡아 국정 기조를 짜고, 정부 출범 후에도 강경파 입장에서 검찰개혁은 물론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까지 요구하며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전북은 당초 김관영 전북지사의 재선 가능성이 높았지만 '대리비 지급' 의혹이 터지면서 당에서 제명돼 경선 참여도 못하고 이원택 의원에게 민주당 후보를 넘겼다. 김 지사는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을 거쳐 2022년 복당한 비주류 인사인 반면, 이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지원사격하면서 당내 다른 주류층인 친청(親정청래)계로 우뚝 섰다. 이 의원도 경선 과정에서 '식사비 대납' 의혹이 터졌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자체 감찰 결과 혐의가 없다"고 발표하며 김 지사 건과 다른 판단을 내렸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경선 초반부터 패색이 짙었다. 이 대통령과 루비콘 강을 건넌 이낙연계 인사로 분류되는 그는 현역 광역단체장 평가에서 하위 20%를 통보받아 감점을 받은 채로 경선을 뛰어야 했다. 결국 그는 예상대로 핸디캡을 극복하지 못하고 당 예비경선에서 일찌감치 떨어졌다. 민주당은 18일 다른 후보들인 문대림·위성곤 의원 간 결선 투표 결과에서 제주지사 최종 후보를 확정하게 된다. 초선인 문 의원과 3선의 위 의원 모두 당내 주류층으로 꼽힌다.

"與 당심은 여전히 국가정상화와 개혁 원해"
결국 이번 경선 결과로 강성파 당심은 여전히 내란 청산과 선명한 개혁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에서 내세우는 지방선거 슬로건 역시 '국가 정상화'다. 그 일환으로 지도부는 지난해부터 검찰청 폐지와 검찰·법원 개편을 골자로 한 검찰개혁을 몽골기병처럼 빠르게 추진해왔으며, 내란 청산과 관련해선 올해 초 2차 종합특검법을 통과시켜 지방선거 이후인 7월까지 특검 정국을 연장시키는데 성공했다.
당심의 개혁 노선 지지 기류는 수치로도 입증된다. 지난해 12월 한국갤럽이 국민일보 의뢰로 진행한 조사(12월4~5일 전국 유권자 1003명 대상 무선전화 인터뷰 조사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응답률 10.5%,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민주당이 주도한 2차 종합 특검 추가 진행 여부에 대해 민주당 지지층의 87%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검찰청 폐지와 검찰의 기소권·수사권 분리를 골자로 한 검찰개편안에 대해서도 민주당 지지층의 81%가 적절하다고 응답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예정된 민주당의 국회의장·원내대표 경선, 나아가 전당대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각종 개혁 노선에서의 선명성이 지난해 정청래 대표를 당선시킨 데 이어 이번에도 핵심 변수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조직력 측면에서 강성으로 꼽히는 586 운동권 세력이 여전히 강세다. 그런 측면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게 경기지사 경선"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전략 파트 관계자도 "당원들은 여전히 국가 정상화와 선명한 개혁 과제 완수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선 강성파 인사들이 지방의회까지 장악하면서 지방 자치의 본령인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균형 발전 등 핵심 화두는 흐려지고, 지방 권력이 더 큰 권력을 향하는 교두보나 자기 정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추미애 후보 같은 경우는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등에서 당론 대신 자기 정치를 한 전적이 있지 않나. 이번에도 경기지사에 당선된다면 다음 대선 국면을 위해 지방 정치 화두 대신 다른 곳으로 샐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에서도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1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추미애, 전남 광주시장 후보 민형배, 충남지사 후보 박수현 의원에 이르기까지 소위 친청 강경파들의 연전연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검찰 해체밖에 모르는 추미애, 민형배 등이 지방행정을 알기나 아는지 두렵다. 유권자들께서 선거를 통해 그 무능함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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