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문턱 없앤 장애인 치과…“혼자서도 치료 잘 받아요”[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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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5일 서울 강서구 서부장애인치과병원.
지난달 18일 강서구에 장애인을 위한 치과가 문을 열었다.
성동구에 이어 서울시가 운영하는 두 번째 장애인 전용 치과로 복지문화복합시설 '어울림플라자' 안에 들어섰다.
서부장애인치과병원 개원으로 서울 서부권의 장애인 구강 건강 사각지대는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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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두 번째 장애인 ‘전용’ 치과 개원
점자·무단차 등 배리어프리 설계 적용
중증장애인 위한 전신마취실도 갖춰
장애인구강센터 17곳…6개월 대기도
서부권 의료 공백 해소에 단비 될듯

이달 15일 서울 강서구 서부장애인치과병원. 3급 지체장애인 고범수(60) 씨는 망설임 없이 진료실로 향했다. 오른쪽 다리가 불편한 그는 벽면 안전 손잡이를 짚으며 천천히 걸었지만 동선을 가로막는 계단이나 단차는 없었다. 진료실에서는 치과위생사 2명의 도움을 받아 수월하게 의자에 앉았다. 고 씨는 “일반 치과는 엘리베이터조차 없는 곳이 많아 이용이 어려웠다”며 “이제는 딸 없이도 혼자 치료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강서구에 장애인을 위한 치과가 문을 열었다. 성동구에 이어 서울시가 운영하는 두 번째 장애인 전용 치과로 복지문화복합시설 ‘어울림플라자’ 안에 들어섰다. 장애인 복지카드를 소지한 시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병원 곳곳에는 장애인을 고려한 ‘배리어프리’ 설계가 반영됐다. 내부 단차를 없애고 통로 폭을 넓혀 휠체어 이용자와 보호자의 이동 편의를 높였다. 수납 데스크 하단에는 휠체어 접근이 쉽도록 홈을 뒀고 손잡이와 진료실 안내 표지에는 점자를 함께 표기했다. 특히 일반 치과에서 보기 드문 전신마취 진료실과 페디랩(Papoose board·환자의 몸을 고정하는 장치)실도 갖췄다. 이정진 진료처장은 “환자가 갑자기 움직이면 위험해 단순 검진에도 전신마취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경증부터 행동 조절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까지 폭넓게 진료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진도 장애인 진료 경험이 있는 인력으로 꾸려졌다. 병원에는 소아치과·보존과·통합치의학과 전문의 3명이 상주하고 있다. 이날 병원에는 ‘씩씩하게 잘 참는다’며 어린 환자를 능숙하게 달래는 이 처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아치과 전문의인 그는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체력적 소모가 크고 늘 긴장 상태”라면서도 “진료를 거부하던 환자가 마음을 열고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이 모(57) 씨는 경기 파주에서 병원을 찾은 뒤 “일반 치과에서는 진료를 거절당하기 일쑤였는데 이곳에서는 아이를 편견 없이 대해줘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전용 치과를 지역 단위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건복지부의 2025년 장애인 구강 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연간 치과 진료 이용률은 63.7%로 비장애인(72.4%)보다 낮았고 10대 장애인의 충치 발병률은 비장애인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전국 17곳의 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운영 중이지만 수요에 비해 부족해 진료 대기가 6개월 이상 걸리는 곳도 적지 않다.
서부장애인치과병원 개원으로 서울 서부권의 장애인 구강 건강 사각지대는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병원은 올해 3588명 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기태 병원장은 “인공지능(AI) 차팅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진료 시간을 줄이고 환자 편의를 높이겠다”고 했다.


정유나 기자 m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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