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해주] ASML, '삼전·하닉'에 웃었지만 중국 리스크에 주가 약세

이동영 기자 2026. 4. 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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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한국 매출 비중 45% 달해 19% 불과한 중국 제쳐…"메모리 공급 부족 지속 전망"
실적 발표 이후 주가 하락…"2분기 전망 저조·미 의회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영향"
[편집자주] [체크!해주]는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는 코너입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사 ASML이 한국 수출 급증에 실적 호조를 보였다. 사진은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의 ASML 본사. /로이터=뉴스1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수출 급증에 실적 호조를 보였지만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하락세다. 다음 분기 전망치가 다소 낮은데다 주요 시장인 중국 시장의 수출 통제 리스크 우려가 영향을 줬다.

16일(이하 현지시각) 유로넥스트 암스테르담에서 ASML은 전 거래일 대비 0.60% 하락한 1222.60유로에 장을 마쳤다. 실적 발표 이후 이틀간 4.80% 내렸다. 나스닥에서도 전 거래일 대비 4.79% 하락한 1410.83달러를 기록하며 실적 발표 이후 7.08% 급락했다.

실적 자체는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지만 다음 분기 예상치가 다소 줄었다. 이에 더해 미국 정부의 대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로 인한 투자자의 불안감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ASML 매출 45% 차지…"이미 올해 메모리 완판, 공급 제한 2026년 이후 계속될 것"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의 실적 상승에 ASML도 수혜를 누렸다. 사진은 지난 2022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15일 발표된 ASML의 2026년 1분기 실적은 AI 슈퍼사이클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의 업황 개선이 ASML에도 영향을 줬다.

회사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87억6690만유로(약 15조2946억원)를 영업이익은 15.3% 증가한 31억5780만유로(약 5조5090억원)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1% 늘어난 7.15유로였다. 제품 생산 시스템 순 매출은 62억7940유로였는데 회사가 시장을 독점하는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의 매출이 41억유로로 66% 이상을 차지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최고경영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봤다. 그는 실적 발표에서 "AI 관련 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반도체 산업의 성장성이 견고해지고 있다"며 "여러 분야에서 메모리 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도 커졌다. ASML의 2026년 1분기 한국 지역 매출은 28억4000만유로를 기록했다. 비중은 45%로 모든 지역 중 1위다. 지난 분기에는 22%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크게 늘었다.

이에 ASML도 한국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25년 11월에는 경기도 화성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준공했다. 당시 열린 준공식에는 푸케 CEO가 직접 참석했다. 또 2026년 3월 ASML은 SK하이닉스와 2027년까지 69억유로(약 11조9496억원) 규모의 EUV 스캐너 장비 판매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실적 호조에 글로벌 증권사와 투자은행들은 일제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도이체방크는 ASML의 목표가를 1500유로에서 1600유로로 상향했다. 씨티그룹 역시 목표 주가를 1600유로에서 1675유로로 상향했다.

알렉산더 듀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ASML에 대해 투자 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 주가를 1450유로에서 1570유로로 올렸다. 그는 "AI와 관련된 로직과 메모리 제품의 강력한 수요로 인해 신규 EUV 장비의 평균 판매 가격(ASP)이 상승하고 있다"며 "AI와 고성능 컴퓨팅 등에서 장기적 수요 창출이 기대된다"고 했다.


ASML 홀딩스 주가 하락세…"2분기 전망치 감소·MATCH 법안 등 중국 지정학 리스크가 영향 줘"


ASML 주가는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약세다. 사진은 미국 피닉스에서 개최된 ASML의 기술 교육 아카데미에서 공개된 DUV(심자외선) 스캐너용 웨이퍼 적재 로봇. /로이터=뉴스1
다만 실적 발표 이후 ASML 주가는 약세다. ASML 홀딩스는 유로넥스트 암스테르담과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데 두 시장 모두에서 5% 내외의 하락세가 나타났다. 특히 나스닥의 경우 실적 발표 다음 날 하락 폭이 더 커졌다.

다양한 원인이 작용했다. 차익 실현 매물 출현과 다음 분기 전망치 감소, 중국 시장의 수출 규제 리스크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ASML은 실적 발표에서 2분기 전망치로 매출액은 84억유로에서 90억유로 사이를, 매출총이익률은 51~52%를 제시했다. 중간값을 기준으로 할 때 블룸버그의 시장 전망 대비 매출액은 4%가, 매출총이익률은 1%포인트가 낮다.

다음 분기 전망치가 줄어든 이유는 매출 인식 시점 차이 때문이다. 회사가 제시한 연간 실적 전망치는 360억유로~400억유로 규모인데 1분기 확정 실적과 2분기 전망치를 합치면 171억유로~177억유로로 연간 전망치의 절반에 못 미친다. 이에 대해 포케 CEO는 "2026년 실적 전망치를 조정한 결과 매출 성장이 하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2분기 전망치가 시장 기대를 소폭 하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도 "하반기에 매출액이 집중될 것이란 관측과 로우-NA EUV 장비 생산 능력 확대를 고려하면 4분기에는 연중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중국 시장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이 추진 중인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가 가시화되면 ASML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 상·하원은 지난 2일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MATCH 법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동맹국에도 미국 수준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안 발의 소식에 2일 1161.00유로였던 ASML 주가는 부활절 연휴를 마친 7일 1113.80유로를 기록해 4% 넘게 하락했다. 이후 16일 로이터 등 외신을 종합하면 입법안 내용은 다소 축소됐음에도 ASML의 DUV(심자외선) 노광 장비의 대중 수출 제한 조치는 여전히 포함됐다.

ASML도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푸케 CEO는 지난 분기 발표에서 2026년 중국 시장 비중이 20%로 감소할 것이라 전망했다. 로서 다센 ASML CFO(최고재무책임자) 역시 이번 분기 발표에서 "2026년 연간 전망치는 현재 진행 중인 수출 통제 논의 결과도 수용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ASML의 2026년 1분기 기준 중국 시장 매출은 19%로 줄었다. 2025년 4분기에는 36%에 달했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성능 EUV 장비뿐만 아니라 회사 전반의 중국 시장 의존도를 보완하는 것이 과제라고 봤다.

박제인 한화증권 연구원은 "ASML의 중국 수출 제품은 저사양의 EUV 제품이기 때문에 MATCH 법안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이익률이 높은 기존 설치 제품의 관리 서비스 등에서 발생하는 중국 매출의 감소분을 다른 지역에서 어떻게 상쇄하느냐에 따라 향후 주가가 좌우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동영 기자 ldy@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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