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의 청구서…인뱅, 지난해 부실채권 1조원 털었다

송요섭 기자 2026. 4. 1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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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신용자 대출 늘리자 NPL도 급증…3사 매상각 9861억원 역대 최대
토스뱅크 4867억원으로 최대…쌓인 부실 상각·매각하며 장부 정리
인터넷은행 3사 지난해 부실채권 매상각이 9861억원에 달한다./제공=뉴스1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지난해 털어낸 부실채권(NPL) 규모가 1조원에 육박했다. 금융당국의 포용금융 기조에 맞춰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늘리는 과정에서 비용이 부실채권 정리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3사의 지난해 부실채권 매상각 규모는 총 986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5176억원이던 매상각 규모는 2024년 9103억원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1조원 문턱까지 갔다. 이 가운데 상각이 6705억원, 매각이 3156억원이었다.

상각은 대손충당금과 상계해 장부에서 채권 가치를 지우는 방식이다. 매각은 부실채권을 외부에 넘기는 절차다. 회수가 어렵거나 계속 들고 가기 부담스러운 채권부터 털어낸 셈이다. 매각된 채권은 새출발기금이나 대부업체, 유동화전문회사(SPC) 등으로 넘어간다.

은행별로 보면 토스뱅크가 가장 많이 털었다. 지난해 3350억원을 상각하고 1517억원을 매각해 모두 4867억원을 정리했다. 케이뱅크는 263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1345억원은 매각, 1292억원은 상각이었다. 카카오뱅크는 2357억원을 매상각했는데, 상각이 2063억원, 매각은 294억원이었다. 카카오뱅크는 3사 가운데 몸집은 가장 크지만 부실 정리 규모는 가장 작았다.

이유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다. 인터넷은행 3사는 지난해 모두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비중 30%를 넘겼다. 작년부터 의무화된 신규 취급 기준도 일제히 30%를 웃돌았다.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누적 공급 규모는 지난해 말 32조9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취약차주 대출을 늘린 만큼 뒤따라오는 부실 관리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3사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3년 0.83%까지 올랐다가 2024년 0.74%, 2025년 0.65%로 내려왔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 전체 대출 가운데 부실 우려가 큰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대표적인 자산건전성 지표다. 겉으로는 건전성이 다소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뜯어보면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상각하고 매각한 결과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주문해놓고 그에 따른 건전성 부담은 사실상 각 은행이 알아서 감당하게 하는 지금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용금융을 늘릴수록 연체와 충당금, 부실채권 정리 비용도 함께 불어나는 만큼 정책 목표를 요구하는 당국도 그에 맞는 유인과 관리 방식 손질을 함께 내놔야 한다는 얘기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더 많이 취급하는 인터넷은행에 대해서는 사업 인허가나 겸영업무 확대 같은 유인을 줄 필요가 있다"며 "목표 관리도 평잔보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바꿔야 실제 공급 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요섭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