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호르무즈 사태에 '태평양 해상로' 방어 강화...전수방위 원칙 손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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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미국·이란 전쟁과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복잡하게 돌아가는 중동 정세를 빌미로 태평양 해상 수송로 방어 강화를 검토한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중동 정세에 따른 경제 혼란을 고려해 태평양 해상로 방어 강화 방안 검토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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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할 안보 문서에 '해상로 방어 강화' 담기로
"전수방위 의식해 전략적 대응 부족해" 주장도
자민당 '비핵 3원칙' 재검토 이번엔 보류로 가닥

일본 정부가 미국·이란 전쟁과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복잡하게 돌아가는 중동 정세를 빌미로 태평양 해상 수송로 방어 강화를 검토한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7일 보도했다. 에너지와 식량을 실어 나를 주요 해상로가 태평양에 포진해 있고, 이번 호르무즈해협 봉쇄 사태로 안보 불안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중동 정세에 따른 경제 혼란을 고려해 태평양 해상로 방어 강화 방안 검토를 시작했다. 연말쯤 개정을 목표로 작업 중인 3대 안보 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국가방위전략·방위력 정비 계획)에 해당 내용을 담을 방침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취임 이후 태평양 진출을 강화해 온 중국을 견제하고자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달 안에 국가안전보장전략 개정 관련 전문가 회의를 출범한다.
태평양 해상로 방어 강화 방안으로는 태평양 상공에 대한 감시 능력 강화를 주요 과제로 보고, 태평양 쪽 섬 지역 레이더나 초계기 활용 방안을 검토한다. 또 방위 장비 무상 공여 제도인 정부 안전보장 능력 강화 지원(OSA)이나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남태평양 섬나라나 동남아시아 등과의 협력도 확대한다.
일본 정부는 태평양 해상로를 사실상 생명선으로 본다. 대만 유사시 일본 오가사와라 제도와 괌, 사이판, 인도네시아를 잇는 제2도련선(중국이 설정한 열도선 중 하나) 서쪽의 항행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봐서다. 일본은 석유뿐만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농수산물의 62%도 수입하는 상황이다. 태평양 해상로가 막히면 에너지와 식량 공급이 불안해질 수 있다.

최근 중동 정세는 태평양 해상로 방어를 강화할 명분이 됐다. 일본은 유가 급등과 수급 불안정에 비축유를 풀고 있지만,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닛케이는 "정부가 새로운 대응에 나서는 건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을 계기로 법의 지배에 기반한 국제 질서가 약화하고 힘의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라며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일본이 직접 휘말리지 않아도 국민 생활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드러났다"고 짚었다.
일각에선 중동 정세를 이유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유지해 온 전수방위(공격받은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가능) 원칙을 손보자는 주장도 나온다. 아베 신조 정부에서 내각관방 부장관보를 지낸 가네하라 노부카쓰는 닛케이에 태평양 해상로 방어 강화와 관련해 "정부는 요충지에 자원을 투입해야 했지만 오랜 기간 전수방위를 의식한 나머지 전략적 대응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한편 집권 자민당은 연말 3대 안보 문서 개정 시 '비핵 3원칙'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다. 비핵 3원칙은 60년 가까이 유지해 온 일본의 안보 원칙 중 하나로,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제조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라는 내용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재검토에 의욕을 보였지만, 국제사회의 비판을 우려해 보류했다. 정부 관계자는 마이니치신문에 "비핵 3원칙을 재검토할 경우 일본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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