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불신’ 트럼프, CDC 국장에 ‘백신 지지’ 슈워츠 지명···중간선거 염두에 뒀나

최경윤 기자 2026. 4. 1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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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인준 거쳐야 취임…보건 전문가들 호평
WP “인기 없는 현 백신 정책 탈피 움직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후보로 의사이자 백신 지지자인 에리카 슈워츠 박사를 지명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을 고려해 그간 내세운 백신 회의론과 배치되는 인사를 지명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탁월한 역량을 갖춘 슈워츠 박사를 CDC 국장으로 지명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그녀는 스타”라고 밝혔다. 슈워츠 박사는 향후 상원 인준을 거쳐야 정식 취임한다.

슈워츠 박사는 의학·공중보건·법학 학위를 받은 인물로 미군 군의관을 지냈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공중보건서비스 부의무총감을 지냈고 연방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참여했다. 그는 백신과 예방의학을 지지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인선은 수전 모나레즈 전 CDC 국장이 해임된 지 8개월 만이다. 백신의 필요성을 강조한 모나레즈 전 국장은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 장관과 갈등을 빚다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돼 해고됐다. 이후 백악관은 의약 분야 경험이 거의 없는 투자 전문가인 짐 오닐 보건복지부 부장관과 제이 바타차리아 국립보건원 원장을 CDC 국장 대행에 지명했다. CDC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단 29일을 제외하고는 정식 국장이 공석인 상태다.

케네디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CDC의 신뢰, 책임성, 과학적 무결성을 회복하고 본래 임무로 되돌리기 위해 슈워츠 박사와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인선 과정에서 ‘마하’(MAHA·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운동을 지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백신 정책과는 거리를 두고 상원 인준을 통과할 만한 후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케네디 장관의 “인기 없는 백신 정책”에서 벗어나려 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나레즈 국장에 앞서 공화당 소속 데이브 웰던 전 하원의원을 CDC 국장 후보로 지명했으나, 그의 백신 반대 주장이 상원 인준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자 지명을 철회한 바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 찬성론자인 슈워츠 박사의 지명을 반겼다. 보건 공직자 단체인 주·자치령보건관료협회의 앤 징크 회장은 “CDC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봉사, 과학, 그리고 공익을 기반으로 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슈워츠 박사의 경력과 경험이 CDC의 핵심 임무와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케네디 장관과 함께 백신 안전성 소송에 참여해 온 에런 시리 변호사는 슈워츠 박사가 백신 의무화를 주장한 인사라며 반발했다. 그는 “충분한 설명에 근거한 (백신 접종) 동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인사라면 백신 피해자의 권리 역시 존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에리카 슈워츠 박사. 미국 보건복지부 제공·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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