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마약, 미래 갉아먹는 엄중한 사회 문제… 예방·단속·재활 체계 재점검해야”

김경필 기자 2026. 4. 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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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대응 관계 장관 회의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마약류 대응 관계 장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마약 중독이 급증하는 상황과 관련해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마약류 대응 관계 장관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의 마약류 수사·단속 관계 기관인 법무부, 보건복지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대검찰청, 경찰청, 관세청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장·차관 회의로서는 이례적으로 민간 전문가들도 참석해 의견을 말했다.

김 총리는 회의에서 “지난해 검거된 마약류 사범 2만3000명 중에서 30대 이하 청년이 62%”라며 “마약은 청년들의 미래를 갉아먹는 엄중한 사회 문제”라고 했다.

김 총리는 “불법 마약만 문제가 아니라,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의약품이나 일반 전자담배에 의한 중독도 문제”라고 짚었다. 또 “청년들이 고수익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마약류 밀반입을 돕다가 운반책으로 범죄자가 되기도 한다”며 “청년들이 그렇게 늪에 빠지고 있다. 우리 사회가 경각심을 높여야 할 때”라고 했다.

김 총리는 먼저 “수사와 단속이 치밀해져야 한다”며 “국경부터 온라인까지 빈틈없이 단속하고, 유통 조직에 대한 추적을 강화하고, 범죄 수익을 철저히 환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치료와 재활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교정시설 안에서의 재활, 보호관찰 단계에서의 관리, 출소 이후 지역사회 연계까지 치료·재활 체계가 공백 없이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또 “아무리 밀반입을 차단하고 범죄자를 잡아도, 온라인이나 해외여행에서 마약류를 맞닥뜨릴 수 있다”며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위험 신호를 빨리 포착하고 청소년들이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줘야 한다”고 했다. “SNS 상의 유해 게시글 차단도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김 총리는 “이러한 대응은 한 부처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그래서 오늘 이렇게 모인 것”이라며 “앞으로도 자주 모이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마약 청정국을 향해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국내에서 마약류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지, 마약류 확산을 단속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예방과 중독 치료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관해 논의했다.

총리실은 마약류 단속 현장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의견을 모아 회의 참석자들에게 사전에 공유했다. 단속 인력과 장비가 태부족하고, 단속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기관 간에 잘 연계되지 않으며, 붙잡은 중독자가 다시 마약류 범죄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게 하는 재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 전문가들은 회의에서 마약을 애초에 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위해 예방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예방 교육은 강의식이어서는 효과가 없고, 문화의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독 치료 전문가가 부족해 이를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면서 검찰이 갖고 있는 마약 수사 역량이 보존되지 않고 사라져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미국 마약단속국(DEA)처럼 마약 수사를 전담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는데, 김 총리는 이날 마약청 설치 방안을 거론하면서 행정안전부에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마약류 대응 인력 및 조직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해 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은 “정부는 마약류 대책 협의회를 중심으로 각 부처의 마약류 대응 현황을 상시 점검하고, 관계 부처들이 긴밀히 협업해,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진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국내 마약류 확산으로 2차 범죄가 잇따르고 서울 여러 클럽에서 불법 마약류가 소비되고 있다는 조선일보 보도<본지 3월 30일 자 A3면 참조>를 계기로 열렸다. 김 총리는 지난달 31일 마약류 대응 관계 장관 회의 소집을 지시하면서 “빈 주사기가 사고 차량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나 클럽에 각성제 껍질이 나뒹군다는 보도를 전 부처가 엄중히 받아들이기 바란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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