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승인 vs 26년 불허…2년 전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선 어떻게 민간 전시회 열렸나

강서구 기자 2026. 4. 17. 14:3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스쿠프 심층취재 추적+
대한민국육군협회 KADEX 논란
2024년 계룡대 비상활주로 사용
2026년 전시회 개최 논란 커져
비상활주로 사용 불허한 국방부
尹 정부 때는 어떻게 허가 받았나
2년 만에 다른 처지에 놓인 이유

대한민국육군발전협회(육군협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국제 방위산업전시회(KADEX). 2년 전인 2024년엔 숱한 논란에도 버젓이 개최했습니다. 2026년엔 같은 논란이 일면서 개최 장소인 계룡대 비상활주로 사용 자체가 불허됐습니다. 2년 새 달라진 건 '대통령'밖에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비정상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KADEX는 왜 2년 새 다른 처지에 놓인 걸까요? 따져봐야 할 게 많습니다.

육군협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국제 방위산업전(KADEX)' 개최를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사진|육군협회 제공]  
국방부 'KADEX' 계룡대 활주로 사용 불허 통보(헤럴드경제 4월 15일). 軍과 협의 없이 "육군 인원, 예산 지원"… 허위광고로 기업 모집한 KADEX(한국일보 4월 13일). 보안서약서 안 내고 계룡대 비상활주로 쓴 KADEX… 국방부 훈령 위반 의혹(경향신문 4월 3일). 민간 방산 전시 때문에…軍 비상활주로 또 4개월 '스톱' 될 듯(조선일보 3월 3일).

최근 논란의 도마에 올랐던 '군軍' 관련 이슈가 어느 정도 일단락됐습니다. 비영리사단법인 대한민국육군발전협회(이하 육군협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국제 방위산업전(KADEX)' 얘기입니다.

육군협회는 2024년에 이어 올해 10월에도 육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KADEX를 개최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가 KADEX의 계룡대 비상활주로 사용을 불허不許하면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국유재산법 제30조에 따르면 행정재산은 그 용도나 목적에 장애가 없는 범위에서 사용허가가 가능하다. 계룡대 활주로를 (KADEX) 전시장으로 사용할 경우 그 용도나 목적에 장애가 없다고 볼 수 없다. 이에 따라 활주로 사용허가를 제한한다."

하지만 이번 이슈를 '없던 일'로 치부해선 안 됩니다. 따져봐야 할 점이 숱합니다. 무엇보다 KADEX는 2년 전에도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비슷한 형태로 열렸습니다. 당시에도 법 위반 논란이 있었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개최됐습니다. 지금은 불허했는데 그땐 왜 가능했던 걸까요? 2024년과 2026년 사이에 달라진 건 '대통령'뿐이란 점에서 의문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육군협회가 국방부의 불허 통보를 순순히 받아들일지도 미지수입니다. 2년 전엔 별 탈 없이 KADEX를 열었으니까요. 실제로 육군협회는 국방부의 불허 통보에 "법적으로 타당한지 검토 중이다"고 밝혔습니다.

누군가는 '일상과 거리가 먼 이슈'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 이슈는 대한민국 군대가 나라의 재산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논쟁거리입니다. 더스쿠프가 KADEX 논란에 펜을 집어넣은 이유입니다.

■KADEX 2024에선 어떤 논란이 = 이 이야기를 살펴보려면 시계추를 2년 전인 2024년 10월로 돌려야 합니다. 육군협회는 그해 10월 2~6일 육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KADEX 2024'를 개최했습니다. 15개국 365개 기업이 참여했습니다. 계룡대 비상활주로에 대형 텐트(중국산)를 설치해 3만7600㎡(약 1만1374평) 규모의 전시장을 만들었습니다. 이곳에 차린 기업 부스만 1432개에 달했습니다.

[사진|뉴시스]  
규모가 큰 만큼 방문객도 적지 않았습니다. 8만6884명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았고, 27개 국가에서 46개 대표단(153명)이 행사장을 방문했습니다. 개막식에는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하 당시 직책)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도 참석했습니다. 육군협회가 단독으로 주최한 첫 행사였다는 걸 감안하면 성공적이었습니다.

사실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KADEX를 주최한 육군협회의 힘이 막강했으니까요. 2007년 설립한 육군협회는 육군참모총장 출신의 퇴역 장성이 협회장을 맡아왔습니다. 조직 내 주요 요직도 육사 출신으로 구성돼 있죠. 2024년 김용현(육사 38기·국방부장관), 여인형(육사 48기·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육사 48기·수도방위사령관) 등 육사 출신이 군 권력을 쥐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KADEX의 성공은 떼놓은 당상이었을 겁니다.

[※참고: 지난 2월 26일 취임한 엄기학 윤군협회 회장(4대)은 예비역 대장(육사 37기) 출신입니다. 이후 내부 구성원을 육군3사관학교, 학군장교 출신으로 확대했습니다만 여전히 육사 출신들이 협회의 주축을 맡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방위산업 업계 관계자의 말을 들어볼까요? "2024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고등학교 1년 선배인 김용현 국방부장관이 실세로 떠오르면서 육사 출신의 영향력이 커졌다. 육군협회가 주최한 KADEX가 성공한 것도 육사 인맥의 덕이 컸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 KADEX 2024 문제없었나 = 그렇다면 2024년 KADEX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걸까요? A법무법인이 작성한 '법적 자문서'를 토대로 이 질문을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KADEX 2024'가 열린 장소는 언급했듯 계룡대 비상활주로입니다. 육군협회는 국방부와 사살상 '수의계약' 형식으로 비상활주로의 사용허가를 받아냈습니다.

적법한 절차였을까요? 아닙니다. 국유재산법 제31조 1항은 '행정자산을 사용허가하려는 경우에는 그 뜻을 공고해 일반경쟁에 부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행정자산'인 계룡대 비상활주로를 사용하기 위해선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 절차를 밟았어야 한다는 겁니다.

​​국방부는 육군협회가 주최하는  'KADEX 2026'의 계룡대 비상활주로 사용을 불허했다.[사진|뉴시스]
물론 수의계약이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국유재산법 시행령 제27조(사용허가의 방법)에 따르면, 사용 목적과 성질·규모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대통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수의 계약 방식으로 (행정자산의) 사용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나 사용허가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시행령에선 사용을 허가할 수 있는 10가지 사유를 정해놨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1.주거용 2.경작용 3.외교상 또는 국방상의 이유로 사용·수익 행위를 비밀리에 할 때 4.천재지변이나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재해 복구나 구호 목적 5.사회기반시설로 사용하려는 지방자치단체나 지방공기업

6.법률에 따른 사용료 면제 대상 7.국가와 재산을 공유하는 자 8.국유재산의 관리·처분에 지장이 없는 경우로 사용목적이나 계절적 요인 등을 감안 6개월 미만의 사용허가를 하는 경우 9.두번에 걸쳐 유효한 입찰이 성립되지 않은 경우 10.재산의 위치·형태·용도나 계약의 목적·성질 등을 감안했을 때 경쟁 입찰에 부치기 어려운 때 등입니다.

언뜻 봐도 KADEX 개최는 10개 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혹자는 KADEX가 여덟번째 사유에 속하는 게 아니냐고 말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말한 것처럼 KADEX 전시장은 규모만 3만7600㎡에 달했습니다. 이는 계룡대 비상활주로의 군사적인 기능을 완전히 마비시키는 수준입니다. 당연히 국유재산의 관리·처분에 지장이 없는 경우 해당할 수 없습니다.

■ 법 위반 여부 따져봤을까 = 논란은 수의계약뿐만이 아닙니다. 계룡대 비상활주로를 전시장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법 위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유재산법 제30조는 '그 용도나 목적에 장애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중앙관서의 장은 행정자산의 사용을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군사기지법 제13조에선 민간기관이 아닌 행정기관의 군사시설 사용을 허가할 때에도 '보호구역의 보호·관리와 군사작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계룡대 통합예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규에 따르면 비상활주로는 수송기와 헬기의 이·착륙, 작전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사장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사용 중 항공기 이·착륙이나 작전상황 발생하면 즉시 사용을 중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KADEX 행사는 이런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계룡대 비상활주로에 설치한 전시장 텐트(중국산)는 폭 50m, 길이 340m, 높이 14m에 달했습니다. 텐트를 설치한 업체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가장 안전한 텐트'라고 밝혔을 정도였습니다. 이 텐트를 설치하기 위해선 비상활주로에 레일을 깔고, 구멍까지 뚫어야 했습니다. 애초에 '군사작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라는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웠다는 겁니다. 이런 논란에 당시 국방부는 "다른 활주로나 지역에 헬기 이착륙과 관련한 대비책을 세워놓았다"고 주장했지만 충분한 답이 아니었습니다.

자! 이쯤에서 법적 자문서를 작성한 A법무법인의 결론을 들어볼까요? "… 군 내부 부대에도 엄격하게 적용한 기준을 민간단체(육군협회)에는 완화한 조건으로 사용을 허가한 것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직접적인 법령 위반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

■ KADEX 2024 vs KADEX 2026 = 이런 점에서 국방부가 KADEX 2026의 계룡대 비상활주로 사용을 불허한 건 옳은 결정으로 보입니다. KADEX 2024가 계룡대 비상활주로를 사용한 것이 '비정상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정상의 정상화'로 볼 수도 있겠네요. 다만, 논쟁의 여진餘震까지 사라진 건 아닙니다.

2026년 이재명 정부에선 '불가능한 일'이 2024년 '윤석열 정부'에선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군의 의사결정이 '특정한 세력'의 입김에 좌지우지됐다면 심각한 일입니다. KADEX 2026의 진행 과정도 살펴볼 점이 있습니다. 육군협회는 국방부가 'KADEX 2026'의 계룡대 비상활주로 사용을 승인하지 않았는데도 전시장 '부스'를 판매했습니다.

근거는 육군협회와 육군본부가 2025년 12월 체결한 업무협약(MOU)이었습니다. 육군협회가 올해 1월 방산업체들에 보낸 공문의 내용을 볼까요? "육군협회와 육군본부는 MOU를 체결해 상호협력과 지원을 약속했다. 'KADEX 2026'에서도 육군의 인원·장비·예산이 지원될 것이다." 육군본부(방산협력정책과) 측은 "2026년 KADEX 지원 여부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만, 군 인맥이 'KADEX 2026' 진행 과정에 개입한 건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유재산법은 군사시설의 사용 허가는 용도나 목적에 장애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방산업계 관계자는 "장성 출신의 고위 인사가 연구소·방산업체의 고문이나 사외이사, 자문위원으로 이직하는 경우는 숱하다"며 "군에서의 선후배 관계는 퇴역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이래저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계룡대 비상활주로는 국민의 자산입니다. 그곳을 사용하는 기준은 누가 정권을 잡았느냐가 아니라 법적 기준이어야 합니다. KADEX 2024의 허가, KADEX 2026 불허 문제를 반드시 따져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금 기준을 세우지 못한다면 정권이 바뀐 후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기우가 아닙니다. 2년 전 우리가 경험했던 일입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