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 막는다더니…인천 학교 61% 민원 대응팀에 교사 포함

정성식 기자 2026. 4. 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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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교사라서 민원에 응대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끔 자신이 이 일을 하는게 맞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17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민원대응팀은 지난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악성 민원과 교사를 분리하기 위해 만들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의 고충이나 민원은 알고 있다"며 "다만 학교마다 상황이 너무나 달라 민원대응팀에 일선 교사를 빼라고 강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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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사건 계기 교사 민원 분리 취지
현장에선 여전히 교사 민원 대응 맡아
부장교사·담임교사 업무 부담 호소
교육계 “교사 제외 등 제도 보완해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1. 인천 남동구 한 초등학교 부장교사 A씨는 최근 민원대응팀에 속해 학부모 전화를 직접 받고 있다. 부장교사라서 민원에 응대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끔 자신이 이 일을 하는게 맞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A씨는 “부장교사이긴 하지만 나도 결국 현장에 있는 교사인데, 동료들 민원을 먼저 들어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중간에서 동료 교사에게 민원을 전달하는 일도 스트레스”라고 토로했다.

#2. 인천 연수구 한 병설유치원 교사 B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관리자가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우면 사실상 B씨가 민원 업무를 떠안는다. 원아들을 돌보기도 벅찬데 민원 처리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B씨는 “관리자인 교장과 교감이 자주 출장을 나가 민원 전달을 내가 하고 있다”며 “관련 연수나 공문 처리도 해야 해서 생각보다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 유치원과 초등학교 10곳 중 6곳은 민원대응팀에 교사를 포함해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민원대응팀은 지난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악성 민원과 교사를 분리하기 위해 만들었다. 시교육청은 일선 학교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등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야 한다는 매뉴얼을 만들어 각 학교에 배부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교사들이 민원대응팀에 속해 업무를 보면서 민원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가 최근 인천 지역 유치원과 초등학교 88곳을 조사한 결과, 이 중 54곳(61.4%)의 학교에 민원대응팀에 교사가 속해 민원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부장 교사가 포함된 학교는 51곳(58%)이며, 민원을 받는 입장인 담임 교사가 들어간 학교도 17곳(19.3%)으로 나타났다. 교사와 민원인을 분리하기 위해 민원대응팀을 꾸렸지만 여전히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가 민원 업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 중 25곳(28.4%)은 교사가 공문 처리나 교직원 연수, 민원 접수 등 실질적인 팀 운영을 도맡는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지역 교육계는 당초 취지대로 민원대응팀 구성에서 교사를 제외하라고 주장한다.

전교조 인천지부 관계자는 “민원대응팀의 취지가 교사를 민원과 분리하기 위해서인데 여전히 많은 학교에서 교사가 민원대응팀에 소속됐다”며 “시교육청은 당장 팀 구성에서 교사를 배제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의 고충이나 민원은 알고 있다”며 “다만 학교마다 상황이 너무나 달라 민원대응팀에 일선 교사를 빼라고 강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방안을 검토해 최대한 교사에게 악성 민원이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성식 기자 js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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