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학계, AI·자동화 피할 수 없어…못 쓰면 영원히 종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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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기반 자동화 실험실 '셀프 드라이빙 랩(SDL)' 방문자들의 현장 경험담은 놀랄 정도입니다. 젊은 화학자들이 AI 기반 화학으로 신속히 전환할 수 있도록 제도적 투자를 서둘러야 합니다. AI 활용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영원히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16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대한화학회 제137회 학술발표회 및 기기전시회에서 만난 이필호 강원대 화학과 교수(전 대한화학회장) 등 국내 화학자 3명은 AI 전환을 피할 수 없는 변화로 규정하고 공감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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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기반 자동화 실험실 '셀프 드라이빙 랩(SDL)' 방문자들의 현장 경험담은 놀랄 정도입니다. 젊은 화학자들이 AI 기반 화학으로 신속히 전환할 수 있도록 제도적 투자를 서둘러야 합니다. AI 활용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영원히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16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대한화학회 제137회 학술발표회 및 기기전시회에서 만난 이필호 강원대 화학과 교수(전 대한화학회장) 등 국내 화학자 3명은 AI 전환을 피할 수 없는 변화로 규정하고 공감대를 밝혔다.

대한화학회 학술상 수상자 이희승 KAIST 화학과 교수는 "현재 AI는 패턴 분석에 강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전문 분야가 있는 연구자가 AI까지 익힐 때 발전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문 영역과 AI 역량을 동시에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KAIST 이노코어 AI-CRED 혁신신약 연구단장인 이 교수는 "AI와 자동화 장비를 결합하면 기존 100명이 처리하던 것을 1~2명이 수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단은 현재 박사후연구원 포함 약 50명 규모로 운영 중이다. 다학제 기반의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해 AI학습에 투입한다. AI로 성과를 내려면 실패 데이터 축적도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AI와 자동화 기술을 접목해 신약 후보 도출을 가속하고 전임상 후보까지 제안하는 것이 목표다.
이 교수는 "생물학 분야와 달리 화학 합성 분야의 자동화 장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내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며 석유 유래 화학원료인 나프타 공급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화학계가 석유화학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필호 교수는 "한국 화학의 핵심 과제는 탄소저감"이라며 "석유화학 기반으로는 인류가 계속 살 수 없다"며 결국 가야 할 방향이라면 먼저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화학회 한만정 학술상 수상자 옥강민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기후변화 시대에는 지속가능성이 중요한데 에너지·환경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있는 기초과학으로서 화학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깊이 있는 기초과학 연구가 없이는 노벨상 수상도 요원할 것"이라며 "줄어드는 기초과학 인력 확보를 위해 선진국 중심의 국제협력 관행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필호 교수는 42년전 대한화학회 학생 회원으로 가입한 이래 꾸준히 활동해왔으며 올해 8월 은퇴를 앞두고 있다. 기초과학 인력 감소에 대응하려면 65세 이후에도 더 연구 역량과 의지를 갖춘 고경력 과학자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금은 예외 없이 65세가 되면 나가야 한다"며 "과학자들이 개인의 선택에 따라 쌓아 온 자원을 활용해 국가에 더 기여할 수 있다면 한국 과학계가 한 단계 올라갈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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