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도 볼넷 대란? ABS는 어떻게 경기를 바꾸는가

심진용 기자 2026. 4. 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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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콜트 키스가 머리를 두드리며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ABS 판독을 신청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야구도 바꿔놓고 있다. 한국 같은 전면 기계 판정이 아닌데도 변화의 흐름이 뚜렷하다.

2026시즌 현재 MLB 볼넷 비율은 9.9%에 이른다. 디애슬레틱은 “2000년 이후 볼넷 비율 9%를 넘었던 건 2020년 9.2% 1차례 뿐”이라면서 “지난 70년 동안 볼넷 비율 9.6%를 넘었던 적은 없다”고 적었다.

MLB는 올 시즌 ABS를 부분 도입했다. 판정은 지금처럼 심판이 내리지만, 누구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의가 들어오면 기계가 스트라이크, 볼 여부를 다시 판정한다.

ABS를 받아들이면서 스트라이크 존의 정의 자체가 달라졌다. 과거 MLB는 스트라이크 존 상단을 ‘타자 어깨 윗부분과 유니폼 바지 윗부분 사이 중간지점’으로, 하단은 ‘무릎 아래’로 정의했다. 타자의 타격 자세에 따라 스트라이크와 볼의 경계 또한 달라졌다.

하지만 기계는 타자의 자세를 신경 쓰지 않는다. 선수 키의 53.5% 위치를 존 상단, 27% 위치를 하단으로 규정한다. 결과적으로 존 자체가 위아래로 줄었다. 디애슬레틱은 “MLB 연구에 따르면 과거 심판들은 대략 선수 키 55.6% 정도를 상단, 24.2% 정도를 하단으로 판정해왔다”고 전했다.

MLB 최고 좌완 타릭 스쿠벌(디트로이트)는 “대체로 존 상단이 너무 낮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 스트라이크 존 기준으로 보면 좀 더 위로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최근 KBO리그가 그렇듯 MLB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존 상단이 격전지였다. 타자들의 ‘발사각 혁명’에 맞서 투수들은 존 상단에서 새 활로를 찾았다.

투수들은 지금도 높은 코스를 집중 공략하려고 한다. 그런데 스트라이크 존이 낮아졌다. 투수들이 어려움을 겪고, 볼넷이 늘어난 한 이유다. 캔자스시티 우완 세스 루고는 디애슬레틱이 “높은 코스에서 스윙이 줄어든 걸 느낀다. 타자들이 높은 공에 예전만큼 공격적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물론 이것으로 ABS가 전적으로 투수에게 불리하고 타자에게 유리하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이번 시즌 현재 리그 OPS는 0.703이다. 지난해 0.719보다 오히려 더 내려갔다. KBO리그에서도 ABS 도입 당시에는 존이 고정되는 만큼 타자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실제로 도입 첫해인 2024시즌 리그 OPS가 0.772까지 튀어 올랐다. 그러나 존을 하향 조정한 다음인 2025시즌은 0.727로 오히려 투고 시즌에 가까운 숫자가 나왔다.

MLB에서도 과거 타원형에 가깝던 존이 직사각형 형태로 조정되고 대각선 네 귀퉁이 존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는 만큼 투수들이 수혜를 보는 지점 또한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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