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노린 집단소송법 ‘소급적용’… 법원도 소비자원도 “대혼란”

김성훈 기자 2026. 4. 1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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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여당이 과거 발생한 소비자 피해까지 소급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집단소송법' 제정 논의를 서두르고 있어 산업계가 초긴장하고 있다.

현 집단소송제는 일부 피해자가 제기한 소송 결과를 같은 피해자 전체에 적용하는 제도인데, 산업 전반에 미칠 부작용이 커 현행 법률은 증권 분야에만 한정하고 있고, 소급 적용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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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법안추진에 ‘반대 입장’
한명만 승소해도 모두에 배상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 조치에
묻지마 소송 남발 부작용 우려
중소기업 경영부담 심화전망도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여당이 과거 발생한 소비자 피해까지 소급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집단소송법’ 제정 논의를 서두르고 있어 산업계가 초긴장하고 있다. 현 집단소송제는 일부 피해자가 제기한 소송 결과를 같은 피해자 전체에 적용하는 제도인데, 산업 전반에 미칠 부작용이 커 현행 법률은 증권 분야에만 한정하고 있고, 소급 적용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재계 안팎에선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가 임박한 사건 위주의 ‘묻지마 소송’ 남발로 경영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고 기업 활동 전반이 위축될 것이라는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사법 체계 혼란, 소비자 분쟁 해결 시스템 마비 가능성 등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정치권의 무리한 소급 입법을 둘러싼 비판 수위가 한층 고조되는 양상이다.

17일 정치권과 재계 등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8일 법안심사소위에 집단소송법 관련 법안 13건을 일괄 상정하고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균택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제정안을 중심으로 입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집단소송법이 새로 생겨 시행되기 전에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소급 적용 조항이다. 해당 법안 부칙에는 ‘법 시행 이전에 생긴 사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도 적용하도록 함’이라고 명시돼 있다.

재계는 이 같은 소급 입법 움직임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소급 적용은 기업이 과거의 법적 테두리 안에서 예측하고 대비했던 리스크 범위를 사후적으로 무한히 확대하는 것”이라며 “헌법상 소급 입법 금지, 신뢰 보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다”고 비판했다.

재계 관계자는 “현 정부 이후 몰아친 상법 개정, 노란봉투법 입법 속 최근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 속에서 소급 입법은 기업들에 사형선고와 다를 바 없다”며 “경영 부담을 감당하기 힘든 중소기업이 더 큰 위협에 노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조계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법원행정처는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이거나 확정판결이 나온 경우에도 집단 소송이 제기될 수 있어 분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소비자 권익을 대변하는 한국소비자원 역시 “법 시행 후 최초로 행해진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분부터 적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공식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최근 돌연 소급 입법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부작용 최소화를 위한 정교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집단소송제가 정착된 영국은 원칙적으로 참가 의사를 밝힌 사람에게만 판결 효력이 미치는 ‘참가 신고형’을 운용한다. 일본도 소비자 단체가 먼저 소송으로 기업의 배상 책임을 입증한 뒤 피해자들이 참여 여부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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