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영풍·MBK, 고려아연 정기주총 기록 뜯어본다…법원, 증거보전 인용 [세상&]

최의종 2026. 4. 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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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3월 정기주총 주요 자료 증거보전 신청
법원 신청 이유 있다 판단…향후 소송서 활용 가능성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개회 선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을 상대로 낸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 주요 자료 증거보전 신청을 법원이 인용했다. 영풍·MBK가 정기주총 결의에 대한 취소 소송 등 본격적인 법적 다툼 가능성이 커졌다.

1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 민사56-7단독 이은희 부장판사는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증거보전 신청에 대해 지난 13일 인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증거보전 신청은 본안 소송을 제기하기 전이나 진행 중에 특정 증거가 사라지거나 훼손될 우려가 있어 법원에 미리 증거조사를 요청해 증거를 확보하는 절차다. 증거보전을 통해 조사된 증거는 이후 소송에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결정문에 문서 사본을 영풍·MBK 측이 교부받는 내용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열람등사를 별도로 신청해 확인할 수는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5월 초까지 인용 결정에 따른 제출자료를 제출방법에 맞춰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법원이 증거보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영풍·MBK는 검토를 거쳐 주총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나 주총결의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최 회장 측이 주총에서 경영권 수성에 성공했지만, 영풍·MBK 측과 추가로 송사를 이어가게 될 전망이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해 1월 임시주총과 같은 해 3월 정기주총 효력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앞서 지난 2024년 9월부터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영풍·MBK 연합과 최 회장 측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최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등을 놓고 표 대결을 벌였다. 현재 영풍·MBK 연합이 최 회장 측보다 지분율 약 3% 우위에 있다.

영풍·MBK는 주총 의장인 박기덕 대표이사 사장(최 회장 측)이 출석 주주 수와 의결권이 있는 주식 수를 여러 차례 정정하며 공지하는 등 지난달 주총 진행을 문제 삼고 있다. 최 회장 측이 해외 기관 의결권을 재배분한 것을 놓고도 문제 삼는다. 현재 해외 기관 일부는 예탁결제원 시스템상 집중투표제로 부여된 의결권 배수를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은 미행사 의결권도 비례적으로 재배분하는 ‘프로라타’ 방식을 적용했다. 최 회장 측은 “예탁결제원에서 통보받은 외국인 주주 의결권 행사 내역상 찬성 표시가 확인된 후보자를 대상으로 총행사 가능 의결권 수를 비례적 배분하는 방식으로 행사한 것으로 산정하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에 영풍·MBK는 기존 기준을 뒤집었다고 반박했다.

영풍·MBK는 이사 6인 선임안을, 최 회장 측은 이사 5인 선임안을 제안했는데 표 대결 결과 최 회장 측 안건이 가결됐다. 최 회장은 사내이사에 재선임됐고, 고려아연이 추천한 황덕남 사외이사와 고려아연·미국 정부 합작법인 크루서블 JV가 추천한 윌터 필드 맥랠런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이사회 구성은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측 11대 4에서 9대 5로 바뀌었다.

영풍·MBK는 지난달 26일 ▷공증된 의사록 ▷안건별 찬성·반대·기권 등 의사 표시를 고려아연이 집계해 작성한 중간집계표·현장 투표 가산 안건별 최종 집계표 ▷주총 봉인 상자 내 모든 투표용지 ▷고려아연이 해외 주주 의결권을 보정한 방식에 관한 근거자료 ▷총회 기록 등에 증거보전 ▷총회 상황 기록매체 ▷주총 관련 데이터베이스 원본 등에 증거보전을 신청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24년 9월 본격화된 뒤 양측이 지분 경쟁을 벌였고 현재는 장기전 상태에 있다. 영풍·MBK는 지분율 우위를 바탕으로 연이은 주총을 통해 이사회 과반을 얻어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 측은 호실적을 기반으로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 2일 영풍·MBK 연합이 낸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기각 결정에 대한 재항고를 기각했다. 최 회장 측은 지난해 1월 임시주총을 앞두고 호주 손자회사로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고 임시주총에서 영풍 의결권 행사를 제한했다. 같은 해 3월 정기주총에서는 호주 자회사를 통해 상호주 관계를 형성해 영풍 의결권 행사를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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