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유가 폭등에 날개 꺾인 항공망... 세계 노선 ‘무더기 감편’

김명상 2026. 4. 1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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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사들의 노선 축소와 항공편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항공사는 유류할증료 인상만으로 비용 증가를 상쇄하기 어려운 임계점에 도달하자 운항 편수 감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노르웨이 기반의 저비용항공사인 노르스 아틀란틱 항공은 이번 여름 시즌 로스앤젤레스발 런던 개트윅, 파리 샤를 드골, 로마 피우미치노행 노선 운항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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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비가 운영 비용 27% 차지하며 압박
배럴당 210달러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 경신
주요 항공사 5월부터 주요 노선 감편 예정
그레이터 베이 항공 방콕 노선 4개월 중단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에 시달리는 항공사 이미지 (사진=챗gpt 생성)

[헤럴드경제=김명상 기자]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사들의 노선 축소와 항공편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항공사는 유류할증료 인상만으로 비용 증가를 상쇄하기 어려운 임계점에 도달하자 운항 편수 감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 세계 항공편 줄줄이 감편·취소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21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사들의 노선 축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캐세이퍼시픽, 홍콩익스프레스, 차이나에어, 그레이터 베이 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은 감편 계획을 차례로 발표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홍콩의 그레이터 베이 항공은 5월 11일부터 9월 22일까지 홍콩발 방콕행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며, 방콕발 홍콩행 노선도 5월 12일부터 9월 30일까지 운항하지 않는다. 캐세이퍼시픽은 5월 16일부터 6월 30일까지 런던, 오사카, 자카르타 노선을 포함한 전체 항공편의 약 2%를 감축한다. 저가항공사 홍콩익스프레스도 5월 11일부터 6월 30일까지 운항 규모를 6% 줄인다. 또한 유나이티드항공은 전 세계 운항 편수를 5% 축소할 계획이다. 중동 노선은 6월 30일까지 직항편 운항이 중단된다.

그레이터베이 항공기

수요가 큰 중국 시장의 위축세도 뚜렷하다. 차이나트래블 뉴스 자료에 따르면 3월 한 달 동안 중국-일본 노선 53개가 완전히 운항 중단됐으며 취소율은 50%에 육박했다. 인기 노선 임에도 올해 1~2월 일본을 방문한 중국 본토 여행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4% 이상 감소했다. 중국 항공사들은 국내선 운항 규모도 축소 중이다. 항공 데이터 전문기업 바리플라이트(VariFlight)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중국 민간 항공 여객 항공편의 4월 13~19일 취소율은 15.1%를 기록했다. 차이나에어는 5월부터 서울, 도쿄, 방콕, 홍콩, 자카르타, 런던, 오사카 노선 감축을 단행할 예정이다.

장거리 노선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노르웨이 기반의 저비용항공사인 노르스 아틀란틱 항공은 이번 여름 시즌 로스앤젤레스발 런던 개트윅, 파리 샤를 드골, 로마 피우미치노행 노선 운항을 취소했다. 노르스 항공은 취소 안내문에서 “이번 운항 차질은 유가 급등과 그에 따른 항공 업계 전반의 예측 불가능한 연료 공급 차질로 인해 발생했다”며 “해당 노선을 책임감 있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항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항공유 125% 급등, 커지는 운영 원가 압박

영국 가디언은 이번 유가 상승폭이 2022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의 시장 충격보다 크다고 분석했다. 2022년 6월 배럴당 약 155달러였던 항공유 가격은 현재 배럴당 21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상승폭은 125%에 달한다.

연료비는 항공사 운영 비용 중 인건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인 약 27%를 차지한다. 유가 급등은 항공사 수익성에 즉각적인 타격을 입히는 핵심 요인이다. 중동 전쟁 이후 낮은 수익률로 운영 중인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 인상에도 비용 증가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유가 문제가 지속되는 한 해외여행 수요 위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적 조정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단기간 내 유가 하락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모습이다.

그레이엄 도이그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항공학과 선임강사는 “항공사들이 다른 수익 보충 방법이 없는 만큼 어쩔 수 없이 고객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시기와 같이 유가는 곧바로 내려가지 않고 몇 달에서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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