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젊은 배구 지도자의 '반가운 도전'
감독대행 14승4패 앞세워 우리카드 정식 사령탑 선임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꿈은 크게 가지라 했다. 내 궁극적 꿈은 감독으로 한국 배구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것."
박철우 우리카드 신임 감독이 밝힌 포부다. 프로배구에 도전장을 던진 젊은 지도자의 도전이 반갑다.
박 감독은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갖고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우리카드의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뒤 정규리그 18경기에서 14승4패(승률 77.8%)의 상승세를 기록, 하위권의 팀을 봄배구까지 진출시키는 성과를 냈다. 이를 통해 지도력을 인정받은 박 감독은 지난 11일 정식 감독으로 선임돼 3년 계약했다.
2024년 은퇴, 잠시 해설위원을 했다가 코치·감독대행을 거쳐 2년 만에 프로 정식 감독까지 오른 그는 41세의 젊은 프로 감독이 됐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MVP를 받았던 대한항공 한선수와는 1985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최근 국내 프로배구 V리그는 외국 감독의 영향력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이번 시즌 남자부는 대한항공을 통합 우승으로 이끈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 준우승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이 주도했다. 둘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배구 명장'이다. 이 밖에 과거 대한항공을 이끌었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도 삼성화재 지휘봉을 쥐고 다음 시즌 V리그를 누빈다.
이들을 통해 한국 배구가 해외 선진 배구를 익힐 수 있는 등 장점도 있지만, 국내 배구인들의 설 자리가 너무 좁아진 게 아니냐는 우려도 분명 존재했다. 좋은 국내감독이 많아지는 것도 한국배구에 꼭 필요한 요소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파 젊은 사령탑 박 감독의 행보는 더욱 눈길이 간다. 박 감독은 대행 기간에 보여줬듯 지도력과 팀 운영 능력을 갖췄고, 국내 지도자의 자부심과 책임감은 물론 원대한 포부까지 갖고 있다.
그는 "배구계 선후배들이 (선임) 축하 인사를 전하며 국내 지도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특히 고맙다고 하더라. 실제로 외국 감독들에게 배우는 점도 많지만, 국내에도 열심히 공부하는 경쟁력 있는 지도자들이 많다"고 강조하면서 "(국내 지도자를 대표하는 격인 만큼) 앞으로 내 행보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항상 올바르고 솔선수범하면서 모범적인 지도자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감독의 장점과 국내 감독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
외국 감독들은 보통 세계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고, 선수들과 자유롭게 소통한다. 박철우 감독 역시 끊임없이 공부하며 새로운 배구를 위해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여러 감독의 장점을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유연성도 탁월하다.
또한 해외 감독들처럼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오픈형 감독'이다. V리그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 중 한 명이었지만 신인과 커리어 막바지에는 웜업존에 머물 때도 많았던 그는 다양한 위치의 선수들 입장을 고루 이해하고 있다.
그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때 코트 밖 선수들의 고충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 나는 내 포지션뿐 아니라 다른 포지션까지도 고민하며 계속 연구했던 기억이 있다"면서 "그런 경험을 선수들에게 잘 전해주고 있다. 국내 선수들은 아무래도 질문을 두려워하는데, 그러지 말고 끊임없이 질문하라고 했다. 선수들과 열린 소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팀이 하락세였던 대행 시절에도 끊임없이 소통하며 선수들의 고민을 해결했고 여러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 팀 전체의 에너지를 끌어올렸던 바 있다.
그러면서 국내 감독들이 갖는 '뚝심'과 '투지'도 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두 경기 모두 리버스스윕으로 아쉽게 패했던 박철우 감독은 "그런 승부처에서 더 잘하기 위해 일 년 동안 훈련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강한 훈련이 없었기에 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앞으로는 공 하나에 영혼을 쏟아부을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며 투지와 훈련량을 강조하기도 했다.

많은 기대 속, 본격적인 감독 커리어를 시작하는 그는 큰 꿈도 갖고 있다.
그는 "선수시절부터 꿈은 크게 가져왔다"면서 감독으로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남자배구의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은 1984 LA 올림픽 5위다. 42년 전이다. 2000 시드니 올림픽 이후로는 본선 출전도 못했을 만큼 올림픽 무대와는 연이 없다.
그래도 박 감독은 거침없었다.
그는 "지도자를 시작할 때 누군가 '프로감독이 되는 게 꿈이냐'고 물어봤다. 그게 꿈이라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았다"면서 "내 꿈은 감독으로 선수들과 함께 한국에 올림픽 메달을 안기고,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을 따는 것"이라며 청사진을 그렸다.

얼핏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첫발을 내디뎌 앞날이 무궁무진한 국내 감독이기에 당연히 가질 수 있는 꿈이다. 대행시절이지만 실제로 가능성을 증명한 그이기에 더 그렇다.
"큰 꿈을 꾸고 맞춰서 노력하면 비슷하게라도 된다"는 그의 말대로, 시일 내 한국 남자배구가 적어도 올림픽 본선 진출 꿈을 이룰지도 모를 일이다.
그는 이어 "우리카드에서는 V리그 우승을 일구고, (꾸준히 우승해서) 우리카드 왕조를 일구고 싶다. 선수들과 함께 힘을 합쳐서, 대행 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며 청사진도 그렸다.
원대한 꿈을 안고 성공적인 출발을 한 그에게는 우리카드 왕조 건설도, 한국 배구의 올림픽 메달도 불가능한 현실이 아니다.
그의 당찬 출사표는 어쩌면 더 도약해야 하는 한국 배구에 가장 필요한 정신인지도 모른다. 자신감 넘치는 그의 도전이 반갑다.
tr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SK하닉 3만 5000원에 782주 매수, 8억 수익…"결혼자금 만들어준 엄마"
- "걸그룹 멤버 오빠? K 씨?"…300만원 주고 BJ 만난 '추행 남성' 추측 무성[영상]
- 김동완, 이수지 '유치원 풍자'에 소신 발언…"많은 사람 심기 건드렸다"
- '애마부인' 안소영 "촬영 차량 팔당댐 추락, 다들 '죽었다' 통곡"
- 맹승지 "논현동서 '출근해요?' 유흥업소 여성 오해…내가 노는 여자 같냐"
- '41세 신보람과 열애' 지상렬, 예비장모 앞 "아들이 먼저 보인다" 혼전 임신?
- 트랙터 몰고 차에 돌진 남성 "합의 안 하면 태워 죽일 것"…휠체어 탄 채 재판
- 정지영 감독 "조진웅 바로 은퇴할 줄 몰랐다…주로 집콕, 점심 제안도 거절
- 머슴 구하세요?…"시급 1만3000원, 아이 하원·요리·목욕·병원까지" 뭇매
- "김건희, 법정서 尹 곁눈질 울컥…구치소 돌아와 펑펑 우셨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