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휠체어테니스 국내 최강 임호원, 서울 코리아오픈 남자복식 결승 진출…톱시드와 17일 한판 대결
-부산-대구-서울 잇는 K 휠체어테니스 시리즈 완결판…임호원, 안방 코트서 결승 무대
-지난해 단식·복식 모두 우승한 푸엔테(스페인)-스파르하런 조와 마지막 승부

임호원(27·한국스포츠레저·세계 19위)이 안방 코트에서 결승 무대를 밟았습니다. 브라질의 다니엘 호드리게스(39·브라질·세계 14위)와 짝을 이룬 임호원은 2026 서울 코리아오픈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 남자복식에서 3번 시드답게 마지막 경기까지 살아남으며 국내 휠체어테니스 간판의 존재감을 다시 보여줬습니다.
이번 서울 대회는 의미가 더 큽니다. 부산과 대구를 거쳐 서울에서 마무리되는 K 휠체어테니스 시리즈의 마지막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선수들에게는 3주 연속 이어진 시리즈의 끝에서 국제 경쟁력을 확인하는 자리이고, 팬들에게는 한국 휠체어테니스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완결판이기도 합니다.
임호원-호드리게스 조는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열린 국제테니스연맹(ITF) 유니클로 휠체어테니스투어 WT500 시리즈 이번 대회 남자복식 준결승에서 2번 시드의 영국-스페인 조를 2-0(7-5, 6-1)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결승 상대는 더 묵직합니다. 임호원-호드리게스 조가 맞서는 팀은 마르틴 데 라 푸엔테(26·스페인·세계 3위)-루벤 스파르하런(26·네덜란드) 조입니다. 푸엔테-스파르하런 조는 이번 대회 남자복식 톱시드 조입니다. 지난해 서울 대회에서 단식과 복식을 모두 제패했던 푸엔테는 이번 서울 대회 남자단식에서도 톱시드를 받은 강자로 결승에 오른 상태입니다. 스파르하런은 남자복식 세계 1위입니다. 여기에 두 선수는 지난해 윔블던 휠체어 남자복식 우승을 함께 일군 정상급 조합이기도 합니다.
임호원은 결승을 앞두고 차분하게 각오를 밝혔습니다. 그는 "내일(결승)도 오늘(준결승)처럼 배운다는 자세로 경기할 생각이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로 우승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브라질 파트너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설명했습니다. 임호원은 "브라질 선수와는 다른 외국 대회에서도 같이 경기를 많이 하고, 또 친하게 지내고 있다. 서로 얘기하다가 이번에도 같이 해보자고 했다. 장단점은 잘 알고 있어서 좋은 파트너로 항상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임호원의 최근 흐름도 결승 진출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는 이번 코리안 시리즈에서 부산오픈 8강에 오른 뒤 대구오픈을 건너뛰고 일본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왔습니다. 서울 대회 단식에서는 벤 바트럼(영국·15위)에게 1회전 패배를 안았지만, 경기 뒤 "올해 1월부터 7~8개 대회를 치르며 변화를 계속 시도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2023년 세계랭킹 12위까지 올랐던 임호원은 현재 톱10 재진입을 목표로 보다 공격적인 스타일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복식에서는 그 변화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임호원은 8강에서 프랑스-남아공 조를 2-0(7-6<7>, 6-2)으로 꺾고 4강에 올랐습니다. 당시 그는 "오후 경기에 갑자기 어두워지니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감을 잡고 나서 경기력이 풀리기 시작했다. 또 파트너가 오늘 정말 잘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4강을 넘어 이제 결승까지 왔습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마지막 무대에 선 셈입니다.
이번 결승은 상대 전력만 놓고 보면 쉽지 않은 승부입니다. 푸엔테는 지난해 서울 코리아오픈 단식 우승자이고, 스파르하런은 복식 랭킹 1위입니다. 하지만 임호원-호드리게스 조 역시 3번 시드답게 버텼고, 결국 서울에서 최후의 일전을 남겼습니다.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와 대한테니스협회를 이끄는 주원홍 회장은 "임호원이 단식에서 아쉬운 패배를 복식에서 만회하면서 탄탄한 국제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 수준이 높아지면서 세계 최정상 선수들이 몰려들었다. 힘든 승부 속에서도 결승까지 오른 만큼 후회 없는 플레이를 펼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임호원은 2008년 휠체어테니스를 시작해 2015년 최연소 국가대표로 이름을 알린 한국 휠체어테니스의 간판입니다. 서울 코리아오픈과도 인연이 있습니다. 2022년에는 한 단계 낮은 등급의 서울 코리아오픈에서 한성봉과 함께 복식 우승을 차지했고, WT500급 대회에서는 2013년과 2023년 대구오픈 복식 우승 경력도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1년 늦게 열린 2023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한성봉과 함께 남자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랜드슬램 출전과 세계랭킹 상승을 꾸준히 목표로 밝혀온 임호원에게 이번 결승 한판 승부는 또 하나의 굵직한 분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결승은 17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아하'와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 라이브 스트리밍, 다음 등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부산과 대구를 지나 서울로 이어진 K 휠체어테니스 시리즈의 마지막 장면에서, 임호원이 어떤 끝을 써낼지 시선이 쏠립니다.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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