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바닥충격음 규제, 서울 주택공급 발목]②층간소음ㆍ바닥충격음 혼동 ‘겹규제’… 주택사업 줄줄이 지연

임성엽 2026. 4. 17.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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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바닥충격음’ 구조 기준, 인허가 전제 조건... 법 위의 지방자치단체 환경영향평가

과도한 ‘바닥충격음’ 구조 기준, 인허가 전제 조건... 법 위의 지방자치단체 환경영향평가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서울 관내 주택건설사업의 환경영향평가(이하 환평) 절차에서 ‘재협의’가 속출하며 사업시행인가가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서울시가 소관 법령을 넘어선 과도한 ‘바닥충격음’ 구조 기준을 인허가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15일 [대한경제]가 입수한 서울 자치구 주택사업 환평(초안) 검토의견 문건에 따르면 서울시는 층간소음 저감계획으로 주택법상의 ‘바닥충격음’ 기준 강화를 권고하고 있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의 법적 기준(4등급, 49dB 이하)보다 대폭 강화된 1~3등급 달성을 요구 중이다.

단순 등급 상향뿐만이 아니다. 시는 준공 전 샘플 조사 비율을 현행 법령인 2%보다 10배 높은 20%까지 끌어올렸다. 샘플 조사가 20%로 확대될 경우, 1,000세대 기준 검사 비용은 기존 3,900만 원에서 4억 원 이상으로 10배 넘게 폭등한다. 이 같은 과도한 요구가 환평 협의 난항과 소요일수 증가로 이어져 서울시의 주택 공급 로드맵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서울시가 성격이 전혀 다른 두 규제를 혼동해 ‘겹규제’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환평은 환경부 소관의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도로ㆍ철도 등 외부 환경 소음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다. 반면, 바닥충격음은 국토부 소관 ‘주택법’에 근거한 실내 구조 성능 규제다. 외부 환경 소음을 검사하는 단계에서 실내 구조의 하드웨어 성능 개선을 독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규제 소관부처인 환경부와 국토부 역시 지자체의 이 같은 행보에 우려를 표했다. 환경부는 “환평은 외부 소음 저감이 취지이며, 바닥충격음은 국토부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냈다. [대한경제]가 확보한 국토부의 ‘바닥충격음 제도 질의 회신’ 문건에서도 “바닥충격음 성능검사 결과는 소관 법령인 주택법 절차를 통해 검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자체의 재량권 행사가 법령의 취지를 저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현행 법령 체계상 입주민 행동, 생활양식에 따른 층간소음과 건물 구조적 요인인 ‘바닥충격음’은 구분해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닥충격음 성능검사제도는 주택법상 규정된 절차다. 사업계획 승인대상인 주택건설사업은 준공 전 검사결과를 제출하면 된다. 바닥충격음은 이미 국토부 주택법령에 설계단계(사전인정 바닥구조)부터 준공단계(사후성능검사)까지 규제, 관리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서울시 행정을 우려했다. [대한경제]가 확보한 법리검토 회신 문서에 따르면 상위법규에 위반한 조례는 무효며, 조례 없이 별도 내부 규정이나 지침으로 법령에 없는 기준의 바닥충격음 성능제도를 시행하면, 행정심판 대상 사항이다.

부당결부 지적도 나왔다. 환평심의 과정에서 주택법상 기준을 초과하는 바닥충격음 성능을 요구하고 이를 인허가와 연계하는 건 재량권 일탈, 남용 위법소지가 큰 행정지도 또는 사실상의 강제행위라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환경영향평가 협의라는 행정작용에 외부 환경영향 저감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건축물 내부 바닥충격음 성능강화라는 의무를 부과하는 건 실질적 관련성이 결여된 의무를 부과하는 조치로 부당결부금지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이번 규제는 시민의 주거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지자체의 정당한 행정 서비스이자 유연한 협의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과밀화된 도시 특성상 층간소음이 시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환경 요소라는 판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는 이에 따라 환경부가 국토부와 협력해 마련한 기준을 바탕으로, 건축물과 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 항목에 층간소음을 포함해 심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평 심의 또한, 일방적 강제가 아니라 심의위원이 사업별 특성과 주변 여건을 고려해 경제적·기술적으로 실행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정한 목표 수준을 제시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제시된 의견에 대한 반영 여부는 최종적으로 사업자가 판단한다”며 “만약 기술적 한계 등으로 의견 반영이 어려울 경우, 사유와 근거를 제시하면 그에 따라 유연하게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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