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바닥충격음 규제, 서울 주택공급 발목]①‘층간소음’ 잡으려다… 주택공급 숨통 조인다

[대한경제=임성엽 기자] #.서울 G자치구의 리모델링 주택사업 현장은 최근 서울시로부터 당혹스러운 검토 의견을 통보 받았다. 별도 증축 세대에 대해 경량 1등급, 중량 1~3등급이라는 최고 수준의 바닥충격음 목표치를 설정하라는 내용이었다. D구의 재개발 사업장 역시 “준공 전 20% 이상 세대에 대해 실측하라”는 의견을 받았다.
서울시의 ‘2031년 31만 호 주택공급’ 로드맵이 바닥충격음 규제라는 함정에 빠졌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층간소음을 줄이겠다는 정책 의도지만, 과도한 기준을 적용해 오히려 가뜩이나 시급한 주택공급의 목줄을 죄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이 규제가 세 가지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고 우려한다.
우선 법령과 관리 주체조차 다른 ‘층간소음’과 ‘바닥충격음’을 혼동, 과도한 규제를 했다는 점이다. 환경영향평가는 환경부 소관의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도로ㆍ철도 등 외부 환경 소음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다.
특히 환경부는 소음ㆍ진동관리법 상 입주자의 행동으로 발생하는 소음인 층간소음도 규제하지만, 층간소음 기준은 입주자 간 특정 범위를 넘지 않도록 ‘노력’ 하라는 기준이지 사업주체나 시공사에게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시는 ‘바닥충격음’이라는 주택법(국토교통부)상의 잣대를 환경영향평가 심의조건으로 설정했다. 바닥충격음은 거주자 활동 자체를 다루는 층간소음과 달리, 건축 구조적 성능의 개념이다. 공동주택 윗층의 충격이 바닥 구조물을 흔들어 골조를 타고 하층으로 전달되는 소음이다.
사후(事後) 검사 요소를 사전(事前) 인허가 조건으로 결부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바닥충격음 사후성능검사는 이름 그대로 건물을 다 지은 뒤 측정하는 절차다.
그러나 서울시는 인허가 단계에서 아직 검증되지도 않은 고등급(1~3등급) 달성을 조건으로 걸었다. 이는 법리적으로 부당결부금지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주택사업의 불확정성을 극도로 높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 정부의 ‘바닥충격음’ 규제 자체도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탁상공론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중량 1등급을 인정받은 바닥 구조가 전국에 단 7개뿐인 척박한 현실에서, 시는 이행 불가능한 조건을 준공 승인과 연계했다.
LH층간소음 보완시공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바닥충격음 규제를 맞추기 위한 보완 시공 시 입주 지연이 불가피하다. 시공사와 조합 등 주택관계자 모두 설계부터 준공까지 총체적인 규제 폭탄을 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언제 터질지 모를 준공 불허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업을 진행하는 셈이다.
한 시공사 대표는 “바닥충격음 1등급 조건을 충족할만한 공급업체는 국내에서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안 그래도 중동분쟁으로 공사비까지 치솟는 상황에서 공동주택 하자ㆍ소방시설 규제 강화,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 중대재해 안전관리 강화 등 각종 정부 규제로 추가 공사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데 엉뚱한 층간소음 규제까지 겹치면 앞으로의 주택공급 상황은 절망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대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