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내 '미운오리'의 반전...외식계열사 존재감 커진다

오진주 2026. 4. 17.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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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GRS'ㆍCJ그룹 '푸드빌'

작년 매출 두자릿수 성장률 보여

내수 침체에 주력 식품사 고전 속

미식 차별화ㆍ해외진출로 급부상

[대한경제=오진주 기자]한때 그룹 내에서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됐던 외식 계열사가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원가 부담에 짓눌린 주력 식품사와 달리 미식 경험을 무기로 반등에 성공하면서 그룹 내 수익 구조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각 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CJ그룹의 외식 계열사인 롯데GRS와 CJ푸드빌은 지난해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롯데GRS의 작년 매출은 1조1189억원으로 전년(9954억원)보다 12% 늘었다. 영업이익도 391억원에서 510억원으로 30%나 증가했다. 롯데GRS는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등을 운영하고 있다.

CJ푸드빌도 지난해에 전년(9092억원) 대비 12% 오른 1조207억원의 매출을 쓰며 1조원을 넘겼다. 다만 영업이익은 미국 공장 등에 비용을 투입하며 556억원에서 500억원으로 감소했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와 빕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급식ㆍ식자재 사업을 하는 CJ프레시웨이는 작년 매출 3조4811억원, 영업이익 1017억원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그룹사의 식품계열사가 고전한 것과 반대다. 지난해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제외)의 매출(17조7549억원)과 영업이익(8612억원)은 전년 대비 각각 0.6%, 15.2% 줄었다. 롯데칠성도 매출(3조9711억원)과 영업이익(1672억원)이 1.33%, 9.61% 감소했다. 롯데웰푸드는 매출(4조2160억원)은 4.2% 늘었지만, 원재료와 일회성 비용 부담으로 영업이익(1095억원)은 30.3% 줄었다.

과거 그룹 내 외식 사업은 비주류에 가까웠다. 상대적으로 경기 침체에 영향을 받고 글로벌 외식 브랜드와 경쟁에서 살아남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CJ푸드빌은 한때 뚜레쥬르 매각을 검토하기도 했고,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도 저효율 점포를 정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소비가 집밥에서 외식과 배달로 이동하고, 집에서 맛볼 수 없는 미식 경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외식 시장이 변하고 있다. 고물가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과 체험을 동시에 따지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에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 외식 계열사들은 국내에선 매장 운영과 상품 전략을 재정비했다.롯데리아는 고물가에 가성비 있는 점심을 찾는 수요를 겨냥해 '리아런치'를 시간과 메뉴를 늘리고, '나폴리 맛피아'와 '디지게 매운 돈까스' 등 지식재산권(IP)을 적극 활용했다. 매장도 상권에 맞게 연달아 새단장하면서 일부 점포는 새단장 후 매출이 20% 이상 늘기도 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성장 둔화와 함께 점포를 정리했던 빕스는가족 중심의 이미지를 벗고 직장인 회식과 지인 모임 수요를 겨냥한 공간으로 방향을 틀면서 매장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또 멤버십 혜택도 강화하며 재방문을 유도한다.

한국식 프랜차이즈를경험해보고 싶어 하는 글로벌 수요도 적중했다. 롯데리아는 미국과 동남아시아 진출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미국에 1호점을 냈을 때는 대규모 마케팅을 벌이지 않았음에도 개점 첫날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글로벌 소비자를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에도 점포를 내며 현지 접점을 넓히고 있다.

뚜레쥬르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CJ푸드빌은 지난해 말 미국 조지아주에 냉동 생지와 케이크 등을 연간 최대 1억개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세웠다. 지난해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베이커리 사업에서는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법인 매출이 2782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늘었다. 이 가운데 미국법인은 1946억원으로 42% 증가했다. 인도네시아(537억원)와 베트남(298억원) 법인도 각각 10%, 18% 늘었다.

올해도 외식 계열사들은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롯데리아는 올해 미국에 추가 출점을 계획하고 있으며, CJ푸드빌은 올해 미국 공장을 안정화해 글로벌 매출을 늘리는 데 속도를 낼 방침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한국 외식문화를 그대로 보고 싶어 하는 글로벌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추가 진출 여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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