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아기’ 희귀질환 진단 뒤 또 병원을 옮기는 이유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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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 유병 인구가 2만 명 이하인 '희귀질환' 의 종류는 1389종에 달한다.
희귀질환은 조금씩 다르긴 해도 평균 서너 군데 넘는 병원과 3∼5년 사이의 진단 방랑을 거쳐 진단받는다는 통계들이 있다.
그것도 빅5 병원 가운데 하나로. 왜일까? 희귀질환처럼 어려운 질환일수록 더 신중하게 또 찾고 찾는 게 인지상정이고 부모 마음 아닐까? 이것이 사실인데 모르는 이가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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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 유병 인구가 2만 명 이하인 ‘희귀질환’ 의 종류는 1389종에 달한다. 개개인이 앓는 병명은 생소할지 모르나, 그 고통을 겪는 이들의 전체 규모는 결코 ‘희귀’하지 않다. 이재명 정부가 희귀질환 국가책임제를 시작한 지금, 희귀질환에 대한 인식과 정보도 더욱 높아져야 한다. 이에 건강한겨레는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 회’의 도움을 받아 희귀질환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내가 희귀질환 환자단체에 있는 걸 아는 이가 연락을 해왔다. 평소 희귀질환에 관심이 많은 이지만 질환명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종류도 수천 가지로 많지만 대부분 이름도 어려워서 외우기 쉽지 않은 게 희귀질환인데 다행히도 이름 정도는 아는 ‘척수성 근위측증’(Spinal Muscular Atrophy)을 문의했다. 줄여서 SMA라고 부르는 신경계 질환인데 유전자 변이가 원인 중 하나다.
아기가 15개월이 지나도 걷지 못하자 경기도에 사는 친구는 중대형 종합병원인 지역 거점 대학병원엘 갔다. 거기서 재활치료를 하면 괜찮아질 거라 했지만 그래도 다른 병원을 더 가보기로 하고 이른바 서울의 빅5 병원 중 한 곳을 찾아갔는데 그곳에서 SMA를 진단받았다.
18개월 된 아기가 생전 보도 듣도 못한 이름의 희귀질환을 진단받았을 때 부모는 어떨까? 게다가 30대 젊은 엄마 아빠가 말이다. 얼마나 당황스러웠겠냐만 우선 주변에 사정을 알렸고 그 소식이 나에게까지 닿았는데 바로 전화가 오진 않았다. 이틀쯤 지났을까?
‘SMA로 진단받고 어떤 방식으로 치료할지도 의사로부터 전해 들었지만, 또 다른 병원을 예약해둔 상태여서 새로운 병원에서 진료받은 뒤 연락하려 했고 방금 두 번째 병원에서 진료받고 나왔다’며 지인의 친구는 좀 늦은 통화 사정을 설명했다. SMA는 신생아 선별검사 단계에서 발견될 수 있는 유전자 질환이라 조기진단이 가능한데 검사했냐고 물었더니 출산 병원에서 안내는 받았으나 양쪽 집안 다 유전 내력도 없고 비용도 150만원이 넘는다고 해서 그냥 지나쳤다고 했다. 유전자 변이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이제부터 애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하다는 그에게, 그래도 SMA는 치료제가 있으니 다행인 줄 알라며 희귀질환은 95%가 치료제가 없는 현실을 설명하는 건 위로가 아니라 더 절망스러울 것 같아서 SMA 자녀를 키우는 환우회 대표께 도움을 청했다. 20년 넘은 현재진행형 고참의 생생한 이야기는 18개월 신참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이 됐다. 이후 한결 씩씩해진 목소리에서 그게 느껴졌다.
엊그제 아기가 치료를 잘 받고 있는지 궁금해서 전화를 걸었더니 진단 후 세 번째 병원으로 옮겼고 앞으로는 쭉 거기서 치료받는다고 했다. 최종 병원을 정한 것이다.
희귀질환은 조금씩 다르긴 해도 평균 서너 군데 넘는 병원과 3∼5년 사이의 진단 방랑을 거쳐 진단받는다는 통계들이 있다. 거기에 비하면 위의 경우는 진단 전 한 병원을 갔을 뿐 두 번째에 진단받았고 기간도 짧아서 진단 방랑은 겪지 않았지만, 진단 이후에 병원을 두 번 더 옮겼다. 그것도 빅5 병원 가운데 하나로…. 왜일까? 희귀질환처럼 어려운 질환일수록 더 신중하게 또 찾고 찾는 게 인지상정이고 부모 마음 아닐까? 이것이 사실인데 모르는 이가 많은 것 같다.

정진향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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