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생활비 350만 원 시대…국민연금만으로 부족, '연금 3층' 쌓아야
주택연금으로 자산 유동화 고려도
돌봄비용 감안해서 미리 준비해야
편집자주
'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 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월 350만 원.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해 9월 제시한 우리나라 가구의 은퇴 후 적정 생활비입니다. 기본 의식주에 필요한 최소 생활비(248만 원)에 여행·여가, 손자녀 용돈 등을 더한 금액입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우리나라 가구 월평균 소득이 542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은퇴 후 생활비 350만 원이 아주 과한 수준은 아니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대다수 국민에게 노후의 주된 수입원은 연금입니다. 하지만 2023년 기준 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수급액은 69만5,000원에 그칩니다. 부부가 합쳐도 139만 원 수준으로, 앞서 언급한 '적정 생활비'에 한참 못 미칩니다. 이대로라면 노후에 해외여행은커녕, 기본적인 생활비부터 고민해야 할 판입니다.
이 같은 현실은 통계에서도 드러납니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5'에 따르면,65세 이상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 가구 비율)은 2024년 기준 39.8%에 달합니다. 우리나라 전체 평균(15.3%)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입니다. 은퇴 이후 적지 않은 가구가 빈곤 위험에 놓여 있다는 뜻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돌봄비용’입니다. 가족이 자발적으로 노인을 돌보던 시대는 저물고 있지만, 고령층은 여전히 일상생활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2023년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를 보면, 75세 이상 중 독립 생활이 가능한 이는 68.9% 수준에 그칩니다. 서글픈 현실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내 한 몸을 가누는 데 드는 비용'도 점점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발간된 책 ‘내 집에서 나이 들 수 있을까(박한슬 작가)’에 따르면, 개인의 간병비는 하루 평균 13만~14만 원 수준입니다. 일주일 내내 간병인을 쓴다면 월 400만 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발생합니다.

연금보험, 종신형보다 확정기간형이 유리
고난의 노후를 피하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우선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퇴직연금, 개인연금까지 층층이 쌓는 ‘다층적 연금 구조’를 갖추는 게 필수입니다.
특히 연금저축은 연간 600만 원까지 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을 줍니다. 연금보험은 연금 수령 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23년 기준 우리나라 18~59세 연금가입자 가운데 개인연금 가입자는 20.6%에 불과합니다. 퇴직연금까지 포함해 3개 이상의 연금을 가입한 사람은 10명 중 1명(10.1%) 수준에 그치고요.
개인연금을 가입할 때 유념할 점이 있습니다. 누구나 '장수'를 원하지만, 상품을 고를 때만큼은 이 변수를 제외하고 접근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한번 따져볼까요.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연금보험 가입자의 45.6%가 종신형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험상품 구조상 110세 이상 장수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종신형은 수령액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일정 기간 연금을 받는 '확정기간형'을 선택하는 것이 연금액을 늘리는 데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고가 주택 대상 주택연금도 출시
주택 보유자라면 주택연금도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부부 중 한 명이라도 만 55세 이상이면서 공시가격 12억 원 이하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집을 담보로 주택금융공사에서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가장 큰 장점은 '집값 하락 리스크'가 없다는 점입니다. 집값이 폭락해도 담보금을 더 내라거나, 가입 시 책정한 연금을 깎는 일은 없습니다.
기존 연금 더해 주택연금까지 활용하면 노후 부담을 한층 줄일 수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주택연금 가입자(평균 72세·주택 가격 4억 원)의 월 수령액은 평균 129만7,000원 수준입니다. 올해는 약 133만 원대로 소폭 늘어날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하나금융그룹의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 등 공시가격 12억 원 이상 고가 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민간 주택연금 상품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 상품은 연금 총액 등을 제외한 주택 가격 상승분을 추후 상속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내 집에서 나이 들려면 주거환경 개선부터
최근에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IP)'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내가 살고 있는 집과 마을에서 노후를 보낸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기준 ‘내가 살던 집이나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답한 비율(KB금융 경영연구소)은 80.4%로 2년 전(66.1%)보다 14.3%포인트 증가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바람대로 내 집에서 노후를 보내려면 그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박한슬 작가는 “노화는 서서히 진행되는 만큼, 이에 맞춰 주거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노인이 되면 시력이 저하되는 점을 고려해 집 전체를 밝게 유지하거나, 넓은 집은 다운사이징하는 식입니다.
정부 정책인 '재가노인주택 안전환경조성 시범사업'을 눈여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일정 비용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노후 준비의 핵심은 여러 수단을 잘 조합하는 데 있습니다. 국민연금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연금을 다층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여기에 돌봄비용 등 예상치 못한 변수에도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받았네, 받았어"… 한동훈, '까르띠에 즉답 회피' 전재수 또 저격-정치ㅣ한국일보
- "김건희, 尹 만난 후 구치소서 많이 울었다… 증인신문 때 눈물 참아"-사회ㅣ한국일보
- 신흥 부자 반열 오른 '서울 사는 51세 부장님'… 60억 자산, 이렇게 모았다-경제ㅣ한국일보
- 일본 AV 배우 불러 성매매… '열도의 소녀들' 호텔 업주·성매수 남성 처벌-사회ㅣ한국일보
- '함박웃음' 윤석열과 '입 다문' 김건희… 9개월 만의 '33분' 법정 재회-사회ㅣ한국일보
- "납치 당할 뻔한 故 최진실, 의리 때문에..." 조영구가 전한 미담-문화ㅣ한국일보
- 북한 '외화벌이 돈세탁' 이렇게 했다... 암호화폐 회사 SNS로 모객-국제ㅣ한국일보
- 부산서 단 1석 '참패' 트라우마… 조국 밀어내고 하정우 띄우는 민주당-정치ㅣ한국일보
- '응급실 뺑뺑이' 겪다 숨진 네 살 동희…법원, 4억 배상 판결-사회ㅣ한국일보
- 18일간 굴 까고 23만원 받은 필리핀 청년… 브로커, 700만원 떼갔다-사회ㅣ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