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X파일]착공 6년만 개통 부산북항 재개발사업 배후도로
3차례 침수사고 재시공 비용 놓고 공동수급체 구성원간 분쟁 격화

[대한경제=권혁용 기자]지난달 31일 부산항 북항 재개발지역내 충장지하차도가 개통했다. 지난 2019년 10월 시공사를 선정한지 거의 6년만의 일이다. 충장지하차도는 연장 1.86㎞의 4차로로 6∼10차로인 상부도로 1.94㎞와 연결된다. 이번 개통은 지하차도 구간만 해당한다. 상부도로는 현재 진행중인 토양조사결과를 기다려야해 하반기에나 개통 가능하다.
지하차도를 포함해 총연장 3.8㎞의 도로를 건설하는데 무려 6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됐다. 당초 계획한 공사기간보다 갑절이 더 걸렸다. 하지만 길고 길었던 시공의 끝이 정작 끝이 아니다. 시공참여 건설사들간 공사비 분담을 둘러싼 첨예한 공방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2019년 10월 쌍용건설을 대표사로 하는 컨소시엄은 부산항건설사무소가 발주한 부산북항 재개발사업 배후도로(지하차도) 입찰에 참가해 낙찰사로 결정됐다. 이 공사에 포함된 지하차도가 바로 충장지하차도다. 컨소시엄은 쌍용건설이 45.26%의 지분을 갖고 계룡건설산업(15%), 신세계건설(10%), 케이알산업(10%), 신흥건설(5%), 고덕종합건설(5%), 도원이엔씨(5%), 명현건설(4.74%) 등으로 구성됐다. 공동이행방식의 컨소시엄 구성이다.
실제 공사착공은 2020년 4월 이뤄졌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공사는 2022년 10월 바닷물 유입으로 지하차도 공사 현장이 침수되면서 어긋나기 시작했다. 지하 6m 지점 벽면에 설치된 차수벽에 금이 생겨 바닷물이 흘러들어 온 것이다. 긴급 차수보강 그라우팅 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공사를 이어갔지만 다음해인 2023년 2월 다시 바닷물이 유입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같은 해 4월에도 침수가 발생했다. 모두 세차례에 걸친 침수사고다.
공사기간은 늘어났고 공사비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발주처 귀책이나 불가항력의 사유라면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기간과 공사비를 조정할 수 있지만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 부산항건설사무소 관계자는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변경분만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계약당시 1781억원이었던 도급비는 1970억원으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금액 이상의 추가 공사비는 시공사 부담이다. 추가 공사에 따른 분담금이 5%지분 참여사라도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이행방식의 공동도급은 컨소시엄 구성원이 지분만큼 공사를 함께 수행하면서 이익과 손해를 분담해야 한다. 하지만 구성원 일부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첫 침수는 인정하지만 두번째, 세번째 침수는 시공을 주도한 대표사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구성원인 A사 관계자는 “1차 침수 발생 당시 한국지반공학회가 차수상태의 확인과 공사 진행 시 침투압에 대한 계측관리가 필요했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대표사는 이러한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해 2차, 3차 침수가 발생했다”며 “이러한 상황은 지반공학회의 용역보고서에 자세히 나와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이유로 A사는 공동원가분담금 지급을 거부했고 대표사는 민사소송으로 대응했다. 여기에 대표사가 개별약정을 이유로 일부 구성원사에는 분담금을 면제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다른 구성원인 B사 관계자는 “3차례 재시공으로 인한 적자규모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 책임소재를 따지지 않을 수 없다”며 “공사가 마무리됐지만 분담금을 둘러싼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혁용 기자 hy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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