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금 제로… 이주비 2억 저금리 지원”… 포스코이앤씨, 신반포 재건축 ‘쩐의 전쟁’

이정구 기자 2026. 4. 1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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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톡]
공사비 20% 사전에 쏟아 붓는 셈

서울 서초구 신반포 19·25차 재건축 수주 경쟁이 뜨겁습니다. 포스코이앤씨가 삼성물산과 맞붙으면서 판이 커졌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조합원 분담금을 대신 감당해 주겠다며 ‘분담금 제로’를 약속했고, 조합원 한 세대당 2억원을 저금리로 선지급하는 이주비 지원 카드까지 꺼냈습니다. 446가구 모두에게 지급하면 892억원, 전체 공사비(4434억원)의 20%를 공사 시작도 전에 쏟아붓는 셈입니다.

지난해 적자 전환한 포스코이앤씨가 어려운 재무 상황에서 이런 ‘쩐의 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삼성물산을 누르고 강남권 핵심 지역에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절박함입니다.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앞세워 초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이번 수주가 필수적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파격 혜택을 제시하며 후분양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준공 시점에 공시지가 상승분이 반영돼 분양가 상한선이 높아지면 조합의 수익은 늘어납니다. 결과적으로 포스코이앤씨가 비용을 선부담하고, 추후 조합이 일반 분양자에게 비싼 값에 집을 팔아 이를 충당하게끔 유도하는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이 전략은 공시지가가 계속 오르고, 그 상승 폭이 이자 비용과 공사비용 상승분을 상쇄할 때만 작동합니다. 분양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거나 고금리 기조로 인해 이자 부담이 크게 불어날 경우, 조합과 시공사 간에 공사비 증액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포스코이앤씨는 유사한 방식으로 수주한 사업지에서 준공을 앞두고 조합과 공사비 갈등을 빚은 전례가 있습니다.

좋은 입지의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로부터 최대한 이익을 끌어내려 하고, 시공사는 여기에 편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그 정도가 과하면, 이 과정에서 발생한 거액의 금융 비용과 리스크가 ‘미래의 이웃’이 될 일반 분양자들에게 고분양가라는 형태로 전가된다는 점입니다. 보다 좋은 입지로 옮기려 하거나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 눈에는, 이는 좋은 입지 자산을 가진 이들이 벌이는 비용 전가 게임일 뿐입니다. 포스코이앤씨의 승부수가 성공적인 강남 입성기가 될지, 위태로운 시도가 될지 업계의 눈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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