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여파, 포장재 대란에 소상공인 ‘시름’

이민형 기자 2026. 4. 1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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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나프타 수급난에
배달용기값 배이상 급등
끼워팔기 등 불공정거래도
시, 영세사업장 500곳 대상
포장재 구매비 20만원 지원
▲ 울산 남구 무거동의 한 국밥집에 배달용 봉투와 플라스틱 용기가 진열돼 있다.
중동 사태 여파로 인한 나프타 수급난으로 포장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울산 지역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찾은 울산 남구 무거동의 한 국밥집. 업주 이수빈씨가 분주하게 휴대전화 화면을 살피고 있다. 음식 배달용 플라스틱 용기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대부분의 판매 사이트에서 품절 안내 문구가 떠 있고, 그나마 재고가 남은 제품은 가격이 2배 이상 뛰었다.

이씨는 "중동 전쟁 발생 전에는 국 용기 300개를 쿠팡에서 3만6000원에 구매했는데, 지금은 7만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포장재 값까지 폭등하니 배달 영업을 포기해야 하나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품귀 현상은 본사로부터 자재를 공급받는 프랜차이즈보다 직접 업체나 이커머스를 통해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더 치명적이다.

인근에서 국수집을 운영하는 신모씨는 최근 납품 업체로부터 다음 거래부터 용기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신씨는 "재료비에 배달 수수료, 이제는 포장재 비용까지 감당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며 "이제는 배달 주문이 들어와도 반갑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제과·제빵점과 과일가게 등 음식을 개별 포장해야 하는 업종 전반에 이같은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물량 부족을 악용한 이른바 '끼워팔기' 등 불공정 거래 사례까지 나타나는 지경이다.

김창욱 울산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포장재 가격 상승도 문제지만, 돈을 주고도 물건을 구할 수 없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울주군의 한 용기 판매 업체가 기존 물품 구매시 불필요한 용품까지 강제로 끼워 판다는 제보가 접수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울산시도 긴급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연 매출 1억400만원 미만의 영세 사업장 500곳을 대상으로 업체당 최대 20만원까지 포장재 구매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신청은 오는 20일부터 '소상공인24' 홈페이지에서 받을 예정이다. 시는 향후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확보해 5억원 미만 사업장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포장재 가격 급등으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영세 사업자를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며 "추경을 통해 지원 폭을 넓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민형기자 2mi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