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700조원 의료 시장에 네이버식 ‘수퍼 플랫폼’ 심는다

미국 보건 당국(CMS)에 따르면 올해 미국 연간 의료비 지출은 약 5조9000억달러(약 8700조원)로 추산된다.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3배 수준에 달한다. 이처럼 방대한 의료 현장의 재무·유통·행정을 하나의 인공지능(AI) 플랫폼으로 통합하겠다는 스타트업이 있다. 2021년 병원 전용 법인 신용카드 발급 핀테크 업체로 출발해 사업을 확장 중인 미국 스타트업 나이트라(Nitra)다. 창업자는 한국계 미국인 팀 황(34) 대표다. 황 대표는 앞서 AI 정책 데이터 기업 피스컬노트를 공동 창업해, 이 회사로 29세에 아시아계 미국인 최연소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 대표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한 공유 오피스에서 만난 황 대표는 “네이버가 검색포털에서 커머스(스마트 스토어), 결제(네이버 페이), 금융(네이버 파이낸셜)으로 확장한 구조에서 사업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나이트라의 사업은 핀테크, 이커머스, AI 플랫폼 등 세 축으로 구성된다. 먼저 핀테크 영역에서는 병원과 의사에게 법인 신용카드와 비용 관리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해 고객을 확보하고, 결제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병원이 어떤 의약품을 어디서 얼마에 구매하는지에 대한 거래 데이터가 축적된다.
이커머스 부문에서는 맥케슨 등 대형 제약·의료기기 업체와 제휴해 만든 마켓플레이스 ‘나이트라 마트’를 운영하며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의약품·의료기기의 재고와 가격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다.
AI 플랫폼은 진료 예약, 의약품 발주, 보험 청구 등 병원 행정을 자동화한다. 예컨대 의사가 나이트라 카드로 보톡스를 구매하면 해당 거래 데이터가 AI에 반영되고, AI는 소진 시점을 예측해 최저가로 자동 발주한다. 발주는 다시 나이트라 결제 시스템을 통해 처리되며 데이터가 누적되는 구조다. 황 대표는 “거래 데이터와 이를 실행하는 결제·유통 인프라를 동시에 갖춘 점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했다.
나이트라는 의약품 직거래를 위한 유통 면허를 확보했으며, 의사 대상 금융 서비스를 위해 자체 은행 설립도 추진 중이다. 수수료를 줄이고 의료 장비 구입 대출까지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주요 타깃은 대형 병원이 아닌 의사 5~20명 규모의 독립 클리닉이다. 피부과·성형외과·안과·종양학과 등 고가 의약품을 취급하지만 자체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병원들이다.
나이트라는 지난해 매출 3300만달러(약 486억원)로 전년 대비 740% 이상 성장했으며, 플랫폼 거래액은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투자금 1억8700만달러(약 2760억원)를 유치했고, 올해 매출 1억5000만달러와 거래액 4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캐나다와 한국·일본·대만 등으로 사업 확장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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