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 늑대 탈출 사건’…늑구, 땅굴 파고 은신 추정

수색팀은 지난 14일 오전 늑구 포획을 위해 대치까지 벌였으나, 포위망을 벗어나 도망간 이후 현재까지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16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늑구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파악된 시점은 포위망을 빠져나간 지난 14일 오전 6시 35분쯤이다.
오월드에서 직선거리로 약 1.8㎞ 떨어진 야산 인근에서 늑구를 봤다는 신고가 지난 13일 오후 9시쯤부터 잇따랐고, 수색 당국과 늑구가 5시간 넘게 대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늑구를 포획하기 위해 마취총까지 쐈지만 빗나갔고, 늑구는 2m가 넘는 옹벽까지 뛰어넘으며 눈앞에서 사라졌다.
이후 드론을 띄워 늑구의 뒤를 쫓았지만 놓쳤고, 16일 현재까지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색 당국은 포획틀과 함께 먹이를 놔뒀으나 늑구는 먹이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색 당국은 동물원에서 자란 늑구가 사냥 능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해 닭 등의 먹이를 예상 이동 경로에 놔뒀으나, 까마귀와 오소리 등이 이를 먹어치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폐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다행히 늑구는 건강한 모습이었다.
늑구는 포위망을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높이 4m에 달하는 고속도로 옆 계단식 옹벽을 기민하게 올라갔다. 마지막 탈출 때는 높이 2m 옹벽도 뛰어넘었다.
반면 당초 늑구가 인공 포육돼 야생성이 거의 없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자연 포육된 개체로서의 습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늑구는 2008년 러시아 사라토프주에서 ‘한국 늑대’ 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들여온 늑대의 3세대 후손이다.
오월드 관계자는 “늑구가 태어나 약 두 달간은 어미와 함께 자연 포육됐다”며 “이후 3~4개월 동안 인공 포육된 뒤 다시 자연 합사돼, 완전히 인공 포육된 개체보다는 자연 포육된 개체로서의 습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지난 14일 포획 과정을 보면 공격성은 보이지 않았다”며 “공격하기보다는 도망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늑구를 놓친 뒤 열화상 카메라가 부착된 드론 7~11대를 투입해 밤낮 없이 수색 중이다.
수색 당국은 늑구가 오월드 인근 야산에 굴을 파고 들어가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우선 늑구를 안정시키고, 늑구가 밖으로 나와 활동할 때를 기다려 포획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늑구가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을 때 일정 장소에 들어가 은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13일 밤에 나타났던 것처럼 다시 나타나려면 늑구 스스로 안전하다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열화상 카메라 등 드론 수색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온이 많이 오르면서 낮에는 식별이 쉽지 않다”며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 그렇더라도 포착·포획 단계에서 즉시 출동하는 체계는 갖추겠다”고 말했다.
한편 “늑구를 봤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으나 모두 오인 신고로 확인됐다.
늑구는 지난 8일 오전 9시 30분쯤 오월드 사파리 철조망 아래 흙을 파고 탈출했다.
오월드는 개장 전 점검 과정에서 사파리 늑대 무리 20여 마리 중 늑구가 사라진 것을 발견해 입장을 막고 자체 수색을 벌이다 40여 분 뒤 중구청과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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