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대장동 1기 수사팀, 수사 더 안 해...검찰 진술 내용 조서에서 지워져”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진술 바꾼 남욱, 검찰 회유 당해 진술 주장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대장동 1차 수사팀이 이재명 대통령의 혐의를 인지하고도 수사를 덮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장동 민간업자 일당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는 2021년 진행된 1기 수사 당시 여러 진술을 했음에도 검찰 조서에서 지워졌다고 말한 대화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남 변호사는 앞선 수사와 재판에서의 진술과 달리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윤석열 정권 검찰의 압박 수사를 거론한 인물이다.
더불어민주당 전 권리당원이자 유튜브 채널 '백브리핑' 운영자 백광현씨는 16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의 2023년 4월 통화 음성을 공개했다. 백씨가 공개한 파일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에게 "내가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당시 담당 검사가 조서에 남기면 불려 올라가서 또 내려와서 지우고 지우고...(수사검사의) 얼굴이 벌겋더라"고 말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이 "(그들이 짠) 시나리오에 안 맞거든"이라고 말하자 "맞다"고 호응했다. 남 변호사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진술하면 조서에 담기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2010~18년) 시절 진행된 대장동 개발 사업에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남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이 참여했다. 성남시가 민간업자들에게 7886억원의 이익을 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는 4895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대장동 민간업자들은 2021년 1기 수사 당시 기소됐다. 1기 수사팀은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4차장(현 대전고검장), 주임검사 유경필 경제범죄형사부장(변호사) 등이 이끌었다.
남 변호사의 이야기는 1기 수사팀이 이 대통령에 대한 수사 무마가 이뤄졌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윤석열 정권 출범 후 시작된 2기팀은 이 대통령과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기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기 수사팀이 정식 발령 전 사건 기록을 보고, 남 변호사 등 에 대한 압박 수사를 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법무부 지시에 따라 2기 수사팀 9명은 감찰을 받고 있다.
남 변호사는 이날 공개된 유 전 본부장과의 통화에서 "정진상하고 이정수 검사장(대장동 사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상의하면서, 내가 형한테 3억원 준 거를 얘네들이 스토리를 어떻게 짰냐면 그때부터 형하고 나하고 유착했고 사업권을 나한테 주면서 천화동인 1호를 형이 갖기로 했다는 그림을 그렸다"고도 했다. 이어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변호사인) 정민용이 남욱의 지시 받고 관여해서 공모지침서 작성했고, 형이랑 셋이 상의했다는 것"이라며 "더 수사를 안한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조사를 받을 때 (처음 건네진) 2000만원을 형들한테 인사해야 해서 내 돈을 줬고, 그러다 보니 3억원 이야기가 나왔다"며 "내가 처음에 작은 금액이 갔으니 (상대 측에서) 큰 금액을 이야기하지 않겠느냐고 하니, 검사도 그게 당연하다더라"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3월31일 재판에서 남 변호사로부터 뇌물 3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유죄를 받았는데, 법원은 "유 전 본부장이 받은 돈의 일부가 김용·정진상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이날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는 "형들에게 돈을 줬다는 이야기는 유 전 본부장이 검찰에 먼저 이야기를 한 거고 검찰이 내게 이야기를 해서 답한 것"이라고 했는데, 공개된 통화 내용은 이와 배치된다. 오히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이전부터 이재명하고 정진상, 김용, 김만배가 짜고 합의한 거다"라고 말하자 "넷이 다 합의를 본 거다"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에 대해 백씨는 "남 변호사는 이미 1기 수사팀 조사 당시 대장동 사건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진술했지만 부실·은폐 수사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2차 수사팀이 기존 수사팀의 판단을 뒤집고 이 대통령을 표적 수사했다고 주장해 왔다. 남 변호사는 검사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회유받았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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