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시총 400조…꼬리가 몸통 흔들라
증시 상승 동력 평가 속 거래대금 비중 높아지며 시장 왜곡 우려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시가총액과 순자산총액이 400조원을 넘어섰다. ETF가 국내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있지만, 몸집이 너무 커져 지수 자체를 흔드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스피 지수는 16일 전 거래일보다 134.66포인트(2.21%) 오른 6226.05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부터 이어진 상승 흐름으로 국내 ETF의 순자산총액과 시가총액은 지난 15일 기준 약 404조원으로 4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6월4일 200조원을 넘긴 뒤 불과 10개월 만에 ETF 규모가 두 배 넘게 커진 것이다.
ETF 규모가 많이 늘어난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크게 오르고 투자자도 ETF를 통해 ‘국장’에 뛰어든 결과다. 국내 증시 강세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는 두 배(102.7%), 코스닥은 48.8% 오르면서 국내 증시와 종목을 담은 ETF의 시총도 크게 불어났다.
개인투자자의 ETF 순매수액은 지난해 3분기 6조7320억원, 4분기 16조6600억원, 올 1분기엔 33조130억원으로 매 분기 두 배 안팎 늘었다.
과거엔 ‘K-SPY’ ‘K-QQQ’로 불리는 미국 지수를 따르는 국내 ETF가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지만, 올해는 코스피·코스닥을 추종하는 KODEX코스닥150(2조6284억원), KODEX200(2조188억원),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1조7840억원)가 순매수 1~3위를 차지했다. 올해 평균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ETF도 코스피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었다.
최근 퇴직연금 시장에서 ETF 수요가 높은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본부장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 ETF 투자가 늘며 시장이 빠르게 커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ETF 규모가 워낙 커지다보니 ETF가 오히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TF 일평균 거래대금이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월만 해도 26.3%였지만 지난달 45.4%까지 높아졌다. 올해 개인투자자의 ETF 순매수액(약 32조원)도 국내 증시 개별 주식 순매수액(11조원)보다 20조원이나 많았다.
ETF는 여러 종목을 한 바구니에 담아 거래하다보니 여기에 유입되는 자금이 클수록 ETF에 포함된 지수의 구성 종목도 한꺼번에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커지게 된다.
원래라면 ETF는 기초자산의 가격을 따라가야 하지만, 지수 추종 등 ETF 거래가 증가하면 ETF 운용사가 지수에 포함된 주식을 기계적으로 더 사야 하기 때문에 이 매수세가 주가를 더 끌어올리는 셈이다.
반대로 지수 하락 시 사람들이 ETF를 팔면 운용사가 지수에 들어간 종목을 한꺼번에 팔아야 해 변동성이 커진다.
특히 국내 투자자에게 인기가 많은 레버리지 ETF의 경우 쏠림이 더욱 크고 회전율도 높아 시장이 크게 움직일 땐 지수 전체에 충격을 줄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중동분쟁 초기 코스피가 하루 만에 12% 폭락했던 과도한 투매 상황에서 레버리지 ETF가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고됐다”며 “레버리지 ETF의 확장이 시장 투매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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