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건네는 봄의 한 장면 ‘사천바다케이블카’
데크계단 올라 각산전망대에 서면 삼천포 앞바다 ‘한눈에’

봄이면 사람들은 꽃과 푸르름을 찾아 산을 오른다. 땀을 흘리고, 무릎이 시큰거리는 아픔을 감수하면서도 기어이 정상에 닿으려 한다. 그 수고로움 끝에 얻는 한 폭의 풍경이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오르지 않아도 그 풍경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어떨까.
해양관광도시 사천, 그중 삼천포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사천바다케이블카는 그 질문에 가장 우아한 답을 내놓고 있다.
◇땅을 떠나는 순간, 봄이 입체가 된다
2018년 4월 개통한 사천바다케이블카가 개통 8주년을 맞았다. 총길이 2.43㎞의 국내 최초 바다와 섬, 산을 이어주는 복합 노선이다. 대방 정류장에서 출발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쪽빛 바다를 건너고, 초양 정류장을 거쳐 해발 408m 각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이 노선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다. 케이블카 자체가 풍경이 되고, 탑승객은 그 풍경의 일부가 된다.
케빈이 천천히 지상을 떠나는 순간, 지상에서 조각처럼 흩어져 보이던 장면들이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로 이어진다. 봄빛을 머금은 바다는 햇살을 받아 윤슬로 반짝이고, 창선·삼천포대교의 웅장한 실루엣이 눈높이 가까이 다가온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대상에 빛나는 이 다리와 원시 어업의 상징과도 같은 죽방렴을 이처럼 가까이, 그리고 이처럼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점은 오직 사천바다케이블카에서만 허락된다.

◇오르지 않아도 닿는 봄의 절정
케이블카의 고도가 높아질수록 풍경의 채도는 짙어진다. 산 구간에 접어들면 연둣빛 숲 사이로 연분홍 진달래 군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능선을 따라 수채화 물감을 흩뿌린 듯 피어난 진달래는 군락이 될 때 비로소 '봄의 장관'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절경을 완성한다.
각산 정류장에 내려 데크계단을 올라 각산 전망대에 서면, 마지막 계단에 발을 내딛는 순간 탁 트인 삼천포 앞바다가 눈앞에 쏟아진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중심인 이 바다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올망졸망 떠 있고, 고기잡이 통통배는 또 하나의 그림처럼 점점이 박혀 있다. 저 멀리 희미하게 걸리는 남해 금산의 능선까지 더해지면, 이 풍경을 '황홀하다'라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사천에서만 가능한 '봄의 레이어'
사천의 봄이 유독 특별한 이유는 색채의 겹침에 있다. 케이블카 아래로 흐르는 짙은 쪽빛 바다, 초양도 너머로 깔리는 노란 유채꽃, 그리고 각산 정상을 수놓은 연분홍 진달래. 이동할 때마다 새로운 색이 펼쳐지는 이 풍경은 사천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봄만의 레이어다.
미세먼지 없이 하늘이 맑게 열리는 날이면 이 색들은 더욱 선명해진다. 바다 윤슬은 투명하게 빛나고, 꽃잎의 색은 한층 선명해지며, 저 멀리 점점이 흩어진 섬들까지 또렷하게 떠오른다. 이런 날, 케이블카 안에 앉아 있는 여행자는 풍경을 바라보는 관람객이 아니라 그 풍경 안에 들어간 하나의 장면이 된다.

◇케이블카가 아니라, 봄을 타고 왔다
사천바다케이블카를 다녀온 사람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다. 몇 분의 짧은 이동이지만, 그 안에 봄의 모든 요소 '하늘, 바다, 꽃'이 압축돼 있기 때문이다. 목적지보다 과정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여행, 머리보단 가슴이 뜨거워지는 여행, 이것이 사천바다케이블카가 해마다 봄이면 더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불러 모으는 이유다.
이 세 가지가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은 일 년 중 지금뿐이다. 진달래가 능선을 물들이고, 유채꽃이 바다 위에 노랗게 피어 있으며, 햇살이 윤슬을 만드는 이 계절. 사천의 하늘길은 올봄 가장 완벽한 풍경으로 모두를 기다리고 있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이용데이터 분석, 불편요소 지속적으로 개선"
-한재천 사천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연임에 성공했다. 어떤 성과를 평가받았으며 향후 중점을 두고 추진할 일은.
▲이번 연임은 공단 운영의 안정성과 방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신뢰를 보내주신 결과라고 생각된다. 그동안 주요 시설을 안전하게 운영하고, 서비스 품질 개선과 조직 체계 정비를 통해 경영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해 왔다. 특히 현장 중심 운영과 직원 소통 및 역량 강화를 통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온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안전', '시민 체감 서비스', '지속 가능 경영'을 핵심으로 정착시켜 더욱 내실 있는 운영에 집중하겠다. 부서별 실행 과제를 중심으로 현장에서 바로 변화가 나타나도록 하고, 민원과 이용데이터를 반영해 불편 요소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
-바다 케이블카가 개통 8주년을 맞았다. 그간의 성과는 무엇이며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사천바다케이블카는 개통 이후 8년간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인프라로 자리 잡았으며, 관광객 유입과 지역 활성화에 이바지해 왔습니다. 무엇보다 안전사고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해 온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다만 앞으로는 단순 탑승 중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관광 트렌드가 체험과 체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한 동선 구축, 포토 존, 참여형 콘텐츠 확대 및 계절별 이벤트 운영 등을 통해 방문객이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해 나가겠다.
-대부분의 케이블카가 반짝 특수를 누리다가 적자 등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극복 방안은.
▲케이블카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변 경관이나 홍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수익 구조 다변화와 운영 효율 개선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연간 이용권 도입, 지역 연계 상품 개발, 체험 콘텐츠 확대 등을 통해 부가 수익을 창출하고, 에너지 절감과 유지관리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있다.
또한 케이블카를 개별 시설이 아닌 지역 관광과 연계된 플랫폼으로 확장해, 방문이 체류와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추진하겠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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