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넘어 ‘생체 데이터’까지…벤처·바이오 흔드는 초개인화 혁명
금융·간병·가전 전방위 확산…실시간 맥락 분석 핵심
단순 추천 넘어 예방형 진화…데이터 통합 역량 승부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6/ned/20260416200215208mmpj.jpg)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산업계의 개인화 기술이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단계로 진화하며 벤처·바이오 산업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단순히 과거의 소비 이력을 토대로 상품을 제안하던 수준을 넘어, 유전체 정보와 실시간 행동 패턴, 심지어 심리적 성향까지 결합해 고객이 인지하지 못한 잠재적 욕구까지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이다.
보편적인 데이터가 아닌 ‘나만을 위한 정밀한 맥락’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산업 전반의 핵심 경쟁력은 이제 ‘누가 더 입체적으로 사용자를 이해하는가’로 수렴되고 있다.
![유전자 기반 AI 건강관리 플랫폼 ‘젠톡(GenTok)’. [마크로젠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6/ned/20260416200215494akxb.jpg)
바이오 기업 마크로젠의 유전자 기반 AI 건강관리 플랫폼 ‘젠톡(GenTok)’이 대표적 사례다. 젠톡은 최근 MZ세대의 문화적 아이콘인 MBTI(성격유형검사)와 유전체 분석 데이터를 결합해 건강관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젠톡 이용자 1497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기 탐구 성향이 강한 INFJ 유형의 서비스 참여율이 일반 인구 대비 약 2.7배 높게 나타나는 등 성격 유형에 따라 건강 데이터 수용도가 뚜렷하게 차이 난다는 점을 밝혔다. 이는 기술적 정확도만큼이나 사용자의 심리적 접점을 공략하는 ‘감성적 초개인화’가 바이오 서비스의 확산에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식습관과 관련된 유전적 특성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됐다. 감각형(S) 이용자는 직관형(N) 이용자보다 탄수화물 선호와 연관된 유전적 특성을 보유한 비율이 높았으며, 감정형(F) 이용자는 사고형(T) 이용자에 비해 육류 선호와 관련된 유전적 소인을 가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MBTI 유형과 유전적 식습관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성격 유형군에서 특정 유전적 특성이 통계적으로 더 빈번하게 관측되었음을 보여준다. 개인의 다각적인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참고 데이터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초개인화의 영토는 바이오를 넘어 금융과 돌봄 경제 등 전방위로 확장 중이다. 금융 플랫폼 ‘뱅크샐러드’는 흩어진 자산 데이터를 통합하는 마이데이터를 넘어, 유전자 검사 데이터를 연계한 ‘건강 금융’ 솔루션을 선보였다.
뱅크샐러드는 사용자의 유전적 취약점과 현재의 보험 가입 현황을 실시간으로 비교·분석해 개인별 맞춤형 위험 관리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경제적 데이터와 생물학적 데이터를 통합해 사용자의 생애 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초정밀 솔루션으로 진화한 것이다.

고착화된 인력 매칭 시장도 초개인화 기술로 혁신을 꾀하고 있다. 간병인 매칭 플랫폼 ‘케어네이션’은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환자의 질환, 몸무게, 가동 범위 등 정밀 데이터와 간병인의 숙련도 및 성향을 대조한다.
케어네이션은 기존의 불투명한 인력 매칭 구조를 데이터 기반의 최적화 시스템으로 전환함으로써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돌봄을 구현했다. 이는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신뢰를 데이터로 보증하는 초개인화의 사회적 가치를 보여준다.
헬스케어 가전 기업 바디프랜드는 AI 기반 헬스케어 로봇에 사주, 별자리, MBTI 등 개인의 정서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마사지 코스를 도입했다. 사용자의 신체적 피로뿐만 아니라 심리적·정서적 상태까지 고려한 섬세한 접근은 실제 현장에서 체험 전환율 제고 등 실질적인 고객 반응 개선 효과를 거두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기계적인 안마를 넘어 자신의 기분과 성향까지 이해받는 ‘공감형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 서비스가 연령, 성별, 기저 질환 등 제한된 정량 지표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개인의 유전자 정보, 생활 습관, 실시간 행동 패턴, 그리고 심리적 성향까지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가 시장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사후 처방을 넘어 개인의 건강 상태를 사전에 예측하고 최적의 관리 방식을 제안하는 ‘예측형 헬스케어’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결국 헬스케어 시장의 승부처는 ‘이종 데이터의 유기적 결합’에 달렸다. 단일 영역의 데이터만으로는 사용자의 입체적인 욕구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고도화된 분석 기술을 통해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정밀한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이 글로벌 초개인화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민감 정보 결합에 따른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 보호는 산업계가 넘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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