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 빼고 다 돈 번 것 같아"… V자 폭등장이 속 쓰린 가장들의 뼈아픈 후회 [어른의 오답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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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나스닥과 시장은 그야말로 역대급 'V자 불기둥'을 뿜어냈다.
하지만 출근길 지하철 안, 스마트폰을 쥔 4050 가장들의 표정이 모두 밝은 것만은 아니다.
분명 지난 폭락장에서 잃지 않고 살아남았고, 심지어 이번 반등에 10% 남짓의 준수한 수익까지 챙겼음에도 불구하고 가장의 속은 쓰리다 못해 타들어 간다.
가장 큰 이유는 상승장에서 겪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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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빼고 다 부자가 되는 것 같은 V자 폭등장 속, 4050 서학개미들 이성을 마비시키는 '포모'의 심리학.

[파이낸셜뉴스]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나스닥과 시장은 그야말로 역대급 'V자 불기둥'을 뿜어냈다.
온통 붉게 물든 호가창과 환호하는 뉴스들로 도배된 아침. 하지만 출근길 지하철 안, 스마트폰을 쥔 4050 가장들의 표정이 모두 밝은 것만은 아니다.
분명 지난 폭락장에서 잃지 않고 살아남았고, 심지어 이번 반등에 10% 남짓의 준수한 수익까지 챙겼음에도 불구하고 가장의 속은 쓰리다 못해 타들어 간다.
"내가 팔자마자 15%가 더 날아가네… 뭐가 급하다고 그렇게 빨리 팔았을까"
더 먹지 못해 피를 토할 것 같은 자책감. 심리학과 행동재무학은 이 기묘한 현상을 단순한 욕심이 아니라, 하락장보다 오히려 상승장에서 더 극대화되는 뼈아픈 인지적 오류로 진단한다.
하락장은 '다 같이 맞는 매'다. 내 계좌가 파랗게 질려도 남들도 똑같이 잃고 있다는 사실에서 기묘한 연대감과 위안을 얻는다. 하지만 남들이 수십 퍼센트의 수익을 인증하는 V자 폭등장은 철저히 '나만 소외된 것 같은 고립감'을 준다.
세계적인 펀드 평가사 달바(Dalbar)가 매년 발표하는 '투자자 행동 정량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개인 투자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S&P 500 지수 수익률을 매년 약 4~5%나 밑돌았다.
가장 큰 이유는 상승장에서 겪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때문이다.
"이번 상승장에 올라타지 못하면 영영 뒤처진다"는 공포는 이성을 마비시키고, 분명 돈을 벌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매도를 '바보 같은 짓'이라 자학하게 만든다.
수개월간의 끔찍한 하락을 버텨낸 가장들이, 정작 폭등장이 오면 수익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너무 일찍 열차에서 내린다.
행동재무학의 대가인 UC버클리의 테런스 오딘(Terrance Odean) 교수는 1만 개의 증권 계좌를 분석한 기념비적 연구를 통해 "투자자들은 손실이 난 주식을 팔 때보다, 이익이 난 주식을 팔 확률이 1.5배나 더 높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를 '처분 효과'라고 부른다.
가장의 어깨를 짓누르는 '가족의 생계'라는 무게감은 이 처분 효과를 극대화한다. 계좌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이 돈이면 우리 가족 한 달 생활비가 얼만데"라며 이익이 사라질까 두려워 허겁지겁 매도 버튼을 누른다. 위험은 다 떠안았으면서, 정작 달콤한 과육은 핥아만 보고 내려오는 서글픈 패턴이다.
더 먹지 못해 괴로워하는 당신의 마음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의 '전망 이론'으로 완벽히 설명된다.
주식을 파는 순간, 당신 뇌의 '기준점'은 매도 가격으로 리셋된다.
비록 내 원금은 늘어났지만, 팔고 나서 더 올라버린 호가창을 보는 순간 당신의 뇌는 그 차액만큼을 완벽한 '손실'로 착각하고 하락장 못지않은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오늘 하루 종일 날아가는 주가를 보며 속이 쓰렸을 당신. "타이밍을 이렇게 못잡다니"라며 스스로를 책망하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하락장에서 90% 이상의 개미들이 공포에 질려 바닥에서 털려나갈 때, 당신은 기어코 버텨냈고 잃지 않았다. 당신이 수익을 짧게 끊어낸 그 소심한 매도 버튼은, 불확실한 시장에서 가족의 자산을 지켜내려 했던 가장 책임감 있고 안전한 방어기제였다.
완벽한 저점을 잡고 최고점에서 파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 오늘 당신이 챙긴 그 수익은 결코 실패가 아니다. 차갑게 식어가는 커피 잔을 내려놓고, 오늘은 호가창 앱을 덮어두자.
당신이 건져 올린 그 작지만 소중한 수익은, 오늘 저녁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나누는 근사한 저녁 식사로 치환될 때 비로소 가장 완벽한 100%의 '행복 수익률'로 완성될 테니까.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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