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무사히 돌아왔으면 이제 30살"…목놓아 부른 이름

배양진 기자 2026. 4. 1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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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학여행을 떠났던 아이들이 돌아왔다면 지금은 누군가의 부모, 누군가의 배우자, 누군가의 동료로 어엿한 서른 살 어른으로 성장했을 그 세월 하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가슴 속에서만 자랐습니다. 가족들은 전남 진도의 맹골수도 해상을 찾아 목 놓아 이름을 불렀고, 꾹꾹 눌러왔던 울음을 다시 터뜨렸습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흰 국화꽃과 함께 배에 오릅니다.

12년 전 오늘 세월호가 가라앉은 바다에 홀로 떠 있는 부표가 보입니다.

250명 아이들의 이름을 한사람 한사람 부르고,

[이석준 이진환 이창현 이홍승 인태범 정이삭.]

올해 유난히 일찍 예쁘게 피었던 벚꽃에 사랑한다고 쓴 노란 리본을 걸었습니다.

말없는 바다에 국화꽃을 내려 놓다 참았던 눈물이 터집니다.

[김성하/고 이호진 학생 엄마 : 엄마가 지금에 와서 뭐가 필요하겠어. 진짜 한 번만, 한 번만 보고 싶어. 너무 잘 사는 거 같아서 미안하고, 그렇지만 엄마 잘 사는 거 아니거든.]

12년 만에 처음 이 바다를 찾은 아빠는 긴 인사를 건네기가 어렵습니다.

[최준헌/고 최수희 학생 아빠 : 12년 만에 오는구나. 다음에 올 땐 더 건강하고 더 멋지게 너 보러 올게. 미안해, 사랑해.]

지난 세월 동안 아이는 엄마아빠의 마음 속에서만 자랐습니다.

[이용기/고 이호진 학생 아빠 : 지금 우리 아이들이 있으면 올해로 30입니다. 우리 아들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결혼해서 아이 낳은 친구도 있더라고요. 우리 아들이 지금 살아있으면 결혼했을까, 뭐 하고 있을까 궁금하고…]

아이들을 두고 배를 돌리는 길 쏟아진 눈물은 같이 배에 오른 안산 마음건강센터 상담사들이 함께 나눴습니다.

세월호 선상 추모식이 열린 해경 경비함엔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 40여 명이 올랐습니다.

가족들은 사고가 터질 때마다 책임을 따지고 피하기 바빴던 사회의 모습이 지난 12년 동안 과연 바뀌었는지 묻고 있습니다.

[이용기/고 이호진 학생 아빠 :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많이 달라졌느냐,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대형 참사가 계속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어른들이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 아닌가…]

[영상취재 방극철 영상편집 류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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