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귀뚜라미 울고, 북미 뚫은 경동 웃었다

김세연 2026. 4. 1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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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갈린 보일러 맞수
'내수 중심' 귀뚜라미홀딩스
산업용 냉동공조·냉방사업
건설·설비투자 침체 직격탄
작년 매출·영업익 모두 꺾여
'수출이 70%' 경동나비엔
2006년부터 美 온수기 시장 공략
주방가전·스마트홈 확장도 가속
영업익 1434억....귀뚜라미 3배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국내 대표 보일러 업체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홀딩스가 엇갈린 실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북미를 중점적으로 공략한 경동나비엔(009450)은 지난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내수 위주의 귀뚜라미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귀뚜라미홀딩스 본사(왼쪽)와 경기 평택의 경동나비엔 서탄공장 전경.(사진=각 사)
16일 보일러 업계에 따르면 귀뚜라미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2102억원으로 전년 대비 3.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56% 떨어진 459억원이었다.

귀뚜라미그룹은 지난 2019년 11월 귀뚜라미홀딩스를 지주로 하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최근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귀뚜라미홀딩스의 매출액은 2022년 1조 2024억원, 2023년 1조 2372억원, 2024년 1조 2507억원으로 소폭 늘다가 지난해에는 냉방 부문 매출이 줄어들며 오히려 감소하는 상황이다.

냉방 및 산업용 냉동공조 사업은 건설·플랜트·설비 투자와 밀접하게 연관된 사업으로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는다. 또 지난해 국내외 건설 경기 둔화와 기업 설비 투자 지연 등의 영향으로 발전소 및 플랜트 프로젝트, 데이터센터 대형 수주 일정이 조정된 탓도 있다.

반면 경동나비엔은 지난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동나비엔 매출액은 2021년 1조 1029억원, 2022년 1조 1609억원, 2023년 1조 2043억원으로 꾸준히 오르다가 2024년 1조 3539억원을 기록하며 귀뚜라미홀딩스를 앞질렀다. 귀뚜라미홀딩스가 뒷걸음질친 2025년에도 경동나비엔은 1조 502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10.95% 성장했다.

귀뚜라미홀딩스와 경동나비엔은 모두 보일러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외에 귀뚜라미홀딩스는 산업용 냉방, 에너지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경동나비엔은 온수기, 주방 가전 등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귀뚜라미홀딩스는 내수, 경동나비엔은 수출 중심 구조라는 점이 최근 양사의 실적 희비를 갈랐다. 각 사에 따르면 귀뚜라미홀딩스는 매출내 수출 비중이 약 20%, 경동나비엔은 수출 비중이 약 70%다. 경동나비엔은 2006년 북미 시장 진출 이후 온수기 중심으로 수출을 늘린 덕에 국내 건설 경기 침체 영향을 이겨낼 수 있었다. 2023년 이후 부터는 전체 매출에서 온수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보일러 비중을 뛰어넘었다.

최근 경동나비엔은 인수·합병 등으로 사업 분야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2024년 5월 SK매직의 주방 가전 영업권을 인수한 이후 지난해 ‘나비엔 매직’이라는 주방기기 브랜드를 론칭했다. 올해 1분기에는 국내 대표 스마트홈 기업 코맥스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지으며 자사 온수기, 제습·환기 청정기, 주방기기 등과의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실내 생활환경을 통합 제어하는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도다.

영업이익은 경동나비엔이 귀뚜라미홀딩스의 3배 가까이 된다. 귀뚜라미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59억원, 같은 기간 경동나비엔은 1434억원이었다. 귀뚜라미홀딩스는 지난 5년 사이 영업이익이 2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경동나비엔에 대항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귀뚜라미홀딩스의 영업이익은 2021년 248억원에서 2025년 459억원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경동나비엔 영업이익은 643억원에서 1434억원까지 증가했다. 수출 물량 확대와 고환율로 인한 환차익, 그리고 가격 인상분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영향이다.

귀뚜라미홀딩스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및 친환경 에너지 관련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미래 성장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제습 환기 청정기와 나비엔 매직 주방기기 등 제품 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세계 공기조화기술(HVAC) 시장에서 외연을 넓히며 생활환경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세연 (kit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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