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가 바꾼 소비… 와인·캠핑용품 안사고 냉동식품 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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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 등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국제유가 상승과 물가 불안 우려가 커지면서 3월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형마트의 경우 외식·취미 등 선택 소비는 줄고, 생필품과 식재료 중심의 '필수·가성비 소비'로 지출구조가 바뀐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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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발 물가 불안에 지갑 닫혀
외식·취미 관련 소비 줄어들고
생필품·가성비 제품 수요는 증가
간편식·통조림 등 생존형 비축도

■'전쟁쇼크'에 마트 소비 급랭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란전쟁 영향이 본격화된 3월 들어 대형마트 매출은 뚜렷하게 둔화됐다.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등을 포함한 이마트 전체 기준 3월 총매출액(고객이 매장에서 결제한 전체 금액)은 1조4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특히 입점업체 수수료 등을 제외하고 이마트의 순수한 수익으로 잡히는 매출액(순매출액)도 1조3219억원으로 1.4% 줄며 역성장으로 전환했다. 지난 2월 총매출액은 1조5884억원으로 전년 대비 21.3% 증가했지만, 3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서며 소비가 다시 꺾인 모습이다.
사업부별로 보면 핵심인 할인점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3월 할인점 매출은 90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반면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는 같은 기간 3150억원으로 4.2%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2월 전년 대비 39.9% 증가와 비교하면 성장세는 둔화됐다.
품목별로 보면 소비구조 변화가 뚜렷하다. 롯데마트는 올해 3월 기준 전월 대비 자동차용품(-10.4%), 와인·양주(-15%) 등 선택 소비 품목이 감소한 반면 일상용품(+19.1%), 수입과일(+41.4%), 한우(+65.5%) 등 생활·식재료 중심 품목은 크게 늘었다. 자동차용품은 고유가 부담에 따른 차량 이용 감소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와인·양주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선택 소비로 분류돼 소비가 줄었다. 이마트에서도 3월 기준 전달 대비 캠핑용품(-6%)과 건강기능식품(-10%) 등 여가 및 관리를 위한 소비가 줄어들며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했다.
반면 식재료와 생필품은 물가 상승 우려 속 '미리 사두는 소비'와 '집밥 수요'가 맞물리며 증가세를 보였다. 외식 대신 내식으로 소비가 이동하면서 가정간편식(HMR)과 냉동식품 등 간편식 수요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물가 불안에 '생존형 비축'
향후 물가 상승을 대비한 '비축 소비'도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의 3월 매출 중 전월 대비 냉동채소(+20.6%), 참치 통조림(+19.8%), 냉동과일(+17.0%), 상온밥(+12.9%) 등 보관이 용이한 품목들의 매출이 늘었다. 트레이더스에서도 상온 국탕류가 23.4%, 냉동한우가 10.5% 각각 증가하는 등 저장성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상품군이 수요를 이끌었다. 가격 변동에 민감한 품목일수록 미리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의 할인 행사도 이러한 소비 변화 흐름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마트는 3월 '고래잇 페스타' 등을 통해 한우·수입과일 등 주요 먹거리와 생필품을 할인 판매했고, 롯데마트도 '메가 통큰' 행사로 한우 최대 50% 할인, 화장지·세제 등 생필품 '1+1' 및 반값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고물가 환경에서 가격경쟁력이 부각된 상품에 소비가 집중되면서 할인행사가 '필수·가성비 소비' 쏠림을 더욱 뚜렷하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와 물가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소비자는 지출을 줄이면서도 필요한 품목과 가격경쟁력이 있는 상품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유통업체들도 이에 맞춰 할인과 대용량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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