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희귀의약품 지정 잇따라…국내 제약사, 글로벌 진입 발판 확보
![[사진=아주경제DB]](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6/552779-26fvic8/20260416181735532ojom.jpg)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 지정(ODD)을 잇따라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 진입의 발판을 넓히고 있다. 신약 개발 성공을 보장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허가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진입로로 여겨진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 유한양행, 온코닉테라퓨틱스 등이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 최근 각각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FDA는 환자 수가 적고 대체 치료제가 없는 희소 질환을 대상으로 해당 제도를 운영한다.
희귀의약품 지정에는 제도적 이점이 있다. FDA는 지정된 후보물질에 대해 허가 신청 수수료 면제와 신속 심사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임상 비용의 25%를 세액 공제로 지원한다. 판매 승인 이후에는 7년간 미국 내 시장 독점권도 보장된다.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담도암 치료제 '토베시미그'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해 컴퍼스 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한 이중항체다. 신생혈관의 생성과 종양 내 혈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DLL4와 VEGF-A 경로를 동시에 차단하는 기전으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담도암 분야에서 개발 필요성이 큰 후보물질로 평가된다.
유한양행은 고셔병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YH35995'가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고셔병은 특정 효소 결핍으로 인해 체내 물질 대사에 이상이 생기는 유전성 희귀질환으로,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영역이다. 국내 등록 환자가 약 100명 내외에 불과한 초희귀질환이지만, 고가 치료제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수익성이 높은 구조를 갖고 있다.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합성 치사 기반 이중표적항암제 '네수파립’은 최근 소세포폐암(SCLC)에 대해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네수파립은 앞서 췌장암과 위암에서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어 이번 지정으로 확장 가능성을 다시 확인했다.
희귀질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진단 기술 발전과 고령화 영향으로 환자 수가 늘면서 치료 수요 역시 확대되고 있다. 의약품 데이터 분석기관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희귀질환 치료제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처방의약품 시장의 약 17%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에는 전체 처방약 시장의 2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희귀의약품 지정이 곧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정은 개발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만큼 이후 임상과 허가, 시장 진입 과정에서 별도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후보물질도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거나 안전성 문제로 개발이 중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임상을 통과하더라도 생산 단가를 맞추지 못하는 등 상업화 단계에서의 변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희귀의약품 지정 이력은 일정 수준의 검증을 거친 후보물질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규제기관이 해당 질환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인정했다는 의미인 만큼 이후 글로벌 파트너십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희귀질환은 시장 규모가 작아 제한적이지만, 제도적 지원을 통해 부담을 낮출 수 있다"며 "승인 경험을 확보하는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쌓는 계기로 작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