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걸으며 작은 동물 사냥한 익룡의 흔적, 진주에서 첫 발견

경남 진주시의 1억650만년전 지층 ‘진주층’에서 발견된 발자국 화석이 익룡의 육상 사냥 증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부 익룡이 땅 위에서 사냥을 했다는 가설은 제기돼 왔으나, 실제 사냥 흔적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김경수 진주교대 교수, 정종윤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 박사 등 한·미·중 국제공동연구팀은 진주층에서 발굴된 발자국 화석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6일자에 공식 게재됐다.
여러 종류의 익룡 중 중생대 백악기에 번성한 대형 익룡인 ‘신아즈다르코류’ 익룡은 현대의 황새나 두루미처럼 땅 위를 걸어 다니며 작은 동물을 사냥했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는 신아즈다르코류 익룡의 발 뼈 모양 등을 바탕으로 추측한 가설이었을 뿐 실제 사냥의 흔적은 전무했다.

연구팀은 2010년 진주혁신도시 인근에서 발굴돼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에 전시 중이던 발자국 화석을 정밀 분석했다. 도롱뇽이나 도마뱀으로 추정되는 작은 네발 동물과 익룡의 발자국이 나란히 보존돼 있었다. 작은 동물은 일정 방향으로 걸어가다 갑자기 25도 각도로 방향을 틀어 보다 넓은 보폭으로 걸었다. 동물이 무언가에 놀라 다급하게 방향을 틀고 속도를 높여 도망친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동물이 움직인 방향을 따라 난 익룡의 발자국은 초속 약 0.8m의 비교적 빠른 속도로 이동한 흔적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두 발자국의 깊이와 보존 상태가 유사한 것으로 보아 동일한 시간대에 아주 짧은 간격을 두고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익룡은 포식자, 동물은 피식자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발자국에 ‘진주에서 발견된 앞발이 길쭉한 익룡 발자국’이라는 뜻으로 ‘진주이크누스 프로케루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구팀은 “이 화석은 익룡이 육상에서 척추동물을 사냥하고 상호작용했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생흔학적 증거가 될 수 있다”며 “발자국 화석 군집에 남겨진 동물들의 행동학적 연관성을 해석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고 밝혔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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