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장관 "충전요금 5단계 세분화... 원가 기반 가이드라인 도입"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 보조금이 특정 사업자에게만 집중되지 않고, 관리사무소가 직접 운영할 때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보조금 지급 구조를 원점에서 재설계하겠습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동주택 내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운영체계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아파트 완속 충전요금이 1kWh당 300원 대까지 급등하며 입주민 갈등이 확산되자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됐다.
정부는 전기차 100만 시대를 맞아 현장의 문제점을 직접 파악하고 충전 요금 체계와 운영 구조 전반을 전면 개선할 방침이다. 우선 100kW를 기준으로 미만과 이상으로만 나뉜 단순한 요금 체계를 5단계로 세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30kW 미만 △30~50kW △50~100kW △100~200kW △200kW 이상으로 구간을 나눠 충전 방식별 원가 구조를 정교하게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김 장관은 "원가 기준이 다른데도 동일 기준이 적용되는 문제가 있다"며 "충전 유형별로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요금 인상을 억제하겠다"고 설명했다. 보조금 정책도 사업자 중심에서 운영 주체 중심으로 손질해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직접 충전기를 운영할 경우 보조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신기술 도입과 관련해서는 '스마트 충전기'에만 보조금을 주는 정책의 변화를 시사했다. 김 장관은 "모든 충전기에 동일한 고사양을 요구하기보다 최소 기준과 다양한 선택지를 두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술 발전과 비용 부담 간의 균형을 강조했다.

신종필 진천풍림아이원트리니움 시설팀장은 "관리 주체 입장에서는 외주 업체에 맡기는 것이 편하지만 요금 산정의 어려움과 민원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하원선 대한주택관리사협회장은 "기후부가 적정한 요금 기준을 만들어 주민들이 요금을 정확히 알 수 있게 하고 위탁 시 갑작스러운 인상을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용자 단체와 전문가들의 비판 섞인 제언도 이어졌다. 김성태 전기차사용자협회 회장은 "충전기 설치 주차면 중 실제 과태료 부과 기준은 2%에 불과해 적자가 발생하고 이것이 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며 "법정 기준을 상향해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영석 소비자주권연대 부위원장은 "환경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건물주와 계약할 때 사용하는 표준계약서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이로 인해 분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어 "충전 사업자의 로밍 시스템 등 누적된 구조적 결함이 요금 인상과 리베이트 문제로 엮여 있다"고 분석했다.
윤성로 모트라인 대표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지적했다. 윤 대표는 "아파트 자체 운영 시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합리성을 찾을 수 있고 말도 안 되게 요금이 올라갈 수 없을 것"이라며 "정보 비대칭 상황에서 관리사무소가 압박을 받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동수 에버온 대표는 "재생에너지 변동성 보완을 위해 스마트 충전기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충전량을 조절해 원가를 낮추고 소비자 보상을 찾는 기술 도입이 요금 절감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영식 이브이시스 대표는 건설사가 설치한 기존 장비의 호환성 문제를 지적하며 설계 표준 정립을 요청했다.
김 장관은 "최초 건축 당시 의무 설치된 충전기가 최신 기준과 괴리가 있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와 상의해 초기 설치 사양 기준을 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의사결정 주체와 실제 전기차 이용자 간의 불일치로 인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기후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스마트 충전기 교체 시 요금 인상이 과도하지 않도록 일정 수준의 상한선을 제시할 전망이다. 또한 충전 사업자에게 리베이트를 주고 무분별하게 충전기를 교체하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표준계약서 마련 등 후속 조치에 착수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세금이 투입되는 보조금 사업인 만큼 국민의 편익이 최우선되어야 한다"며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제도를 끌어올려 전기차 이용자들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