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단위 '패션 IPO대어'들 제각각 회계…"동일 선상 비교 불가"

김지훈 기자 2026. 4. 1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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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무신사 스토어에 마련된 블랙핑크?새 미니앨범 '데드라인'(DEADLINE) 발매 기념 팝업스토어를 찾은 방문객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2026.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많게는 조 단위 몸값을 내걸고 IPO(기업공개)에 나선 패션업체들이 사업보고서를 작성할때 회계기준, 감사 범위를 제각각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구조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려워 투자자들이 판단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단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일부 기업은 재무적투자자(FI) 계약 조건 등 변수로 인해 실적이 정정되는 경우까지 나타나 IPO시장에서 패션업체들이 정당한 가치를 인정 받을 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2년전 자본을 다시 계산…PER 대입하면 600배 넘어

IPO 추진 패션기업/그래픽=최헌정
16일 머니투데이가 무신사, 구다이글로벌, 하이라이트브랜즈의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무신사(K-IFRS 적용)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자본에서 부채로 재분류하면서 2024년 실적을 소급 재작성했다. 성장 궤적을 가늠하기 위한 토대인 과거 실적이 변동된 것이다.

구다이글로벌은 올해 K-IFRS를 처음 도입했지만 2023~2024년 연결재무제표 감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실적 비교의 기준이 되는 과거 실적이 독립된 감사를 받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하이라이트브랜즈는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을 적용한 별도 재무제표만 공시하고 있다.

실적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거나 소급 수정되는 등 변동성 있는 여건임에도 장외 거래수요가 뒤따랐다. 무신사는 이날 증권플러스 비상장 기준가 기준 주가가 2만3800원으로 집계됐다. 추정 시가총액은 4조8465억원으로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77억원)을 대입하면 주가수익비율(PER) 629배 해당한다. AI(인공지능) 대장주 엔비디아의 PER(38배)와 비교하면 엔비디아보다 16배 고평가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영준 무신사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최근 제기된 8조~10조원 규모 IPO설에 대해 "단순한 매출 규모보다 성장 속도 측면에서 봤을 때 국내 시장에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했다.
사업보고서 살펴보니…FI 등 기존 출자자 이슈 겹쳐 있어·제2 채비 나올지 촉각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보안 페러다임 전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4.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무신사는 지난해 회계정책 변경에 따라 RCPS(상환전환우선주)를 자본에서 부채로 재분류한 결과 2024년 자본총계가 2610억원으로 기존 회계 기준 대비 5094억원(66.1%)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131억원으로 567억원(81.2%) 감소했다. 무신사는 힐하우스캐피탈, 세콰이아캐피탈, KKR, IMM인베스트먼트, 웰링턴매니지먼트, 한국산업은행 등 FI(재무적투자자)가 보유한 RCPS 6886억원이 부채로 잡혀 있다. RCPS는 무신사가 IPO를 하면 FI가 보통주로 전환해 자본시장에서 회수하고, 반대로 IPO가 진행되지 않으면 FI가 회사에 현금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구조다.

구다이글로벌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294.5% 증가한 1조4718억원을 기록했다는 실적을 공시했는데 당기(2025년) 연결포괄손익계산서에 비교 표시된 전기 매출(3731억원) 등 과거 수치는 감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실제 구다이글로벌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2023년 1월 1일 현재 연결재무상태표 및 2023년, 2024년 연결재무제표는 감사를 받지 않았다"고 기타사항으로 기재했다. 성장률의 기준이 되는 과거 실적이 독립 감사를 받지 않은 상태여서 향후 실적 투명성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다이글로벌은 전환사채(CB) 8000억원을 코리아뷰티 유한회사 외 6개사가 보유 중이다. CB 발행 계약에 따라 보유자들은 적격상장이 진행되지 못한 경우 등에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하이라이트브랜즈는 IPO를 공식화했으나 K-GAAP(일반기업회계기준)를 적용 중이고 연결재무제표가 없이 별도 재무제표만 공시됐다. 단기차입금 합계는 700억원대 규모다. 상장 기준인 K-IFRS(국제회계기준) 전환 과정에서 실적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패션·디자인 기업들은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실적 투명성 확보와 FI 계약 조건 관리 등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채비는 증권신고서 심사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스틱인베스트먼트·KB자산운용 등)로부터 '공모가가 적격상장 기준에 미달해도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받아 신고서에 반영했다. 일각에선 금감원이 FI 계약이 IPO 투자 리스크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신고서 정정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금감원 측은 머니투데이의 관련 질의에 "특정 계약서를 바꾸거나 확약을 제출하라는 등 요구를 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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