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세월호 12주기, 그날에 멈춘 시간 “상흔 더 깊어졌다”

마주영 2026. 4. 1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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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4.16 기억교실을 찾은 시민들이 교실을 살펴보고 있다. 2026.4.16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16일 오전 11시께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4.16 기억교실. 세상을 떠난 단원고 학생들과 선생님이 쓰던 교실을 보존한 공간은 시간이 멈춰 있었다. 매일 급식을 먹고 난 뒤 표시해 둔 식단표 위 빗금은 사고 이틀 전인 4월 14일에 끊겼고, 교실 뒤 게시판에는 2014년 5월 스승의날을 앞두고 학생들이 담임 선생님에게 보낸 편지들이 가득 붙어 있었다.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학년과 이름, 서명을 적어 제출한 가정통신문 더미는 설렘으로 가득한 수학여행 출발 전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했다.

아이들이 매일 웃고 떠들었을 교실을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2학년 교실 안에서 교사용 책상과 칠판을 묵묵히 바라보던 A(39)씨는 “중·고등학교 때 옆집에 살던 친구가 아이들의 담임 선생님이었다”며 “공부도 잘하고 책임감도 강한 친구였는데, 대학생 때 이사를 가면서 연락이 뜸해졌다가 어느날 부고장이 날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참담했다”고 말했다.

사고로 주변 사람을 잃은 시민들에게 세월호가 남긴 상흔은 시간이 지날수록 되레 깊어진다. 그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되니까 학생들이 얼마나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는지 실감이 나서 마음이 더욱 아프다”며 “단원구청 근처를 지날 때면 친구 생각이 나서 기억교실에 항상 들린다”고 했다.


수학여행을 떠난 고등학생들이 한 순간에 목숨을 잃은 일은 외국인들에게도 충격을 안겼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세나(35)씨는 “10여년 전 뉴스에서 세월호 사고를 접한 뒤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찾아봤다. 한국에 오면 추모 공간을 들려야겠다는 생각에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친구들과 곧장 안산으로 왔다”면서 “책상에 놓인 아이들의 사진을 보니까 얼굴이 앳돼서 마음이 아프다. 살아 있었다면 지금쯤 멋진 어른이 됐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오후 3시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에서 희생자의 가족은 같은 비극이 더는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故 김수진 학생의 아버지인 김종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하늘의 별이 돼 버린 아이들 생각에 봄은 아프고 괴로운 계절이 됐다”며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의 부재로 아이들이 죽었다. 국민이 안전할 권리를 보장하는 생명안전기본법을 제정하겠다는 약속을 지켜 대한민국이 안전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게 하라”고 했다.

/마주영 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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