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분당 갭투자 하고, 서울서 전세대출 받았다면…정부 타깃 1순위
실수요·갭투자 선별에 규제 성패
기준 모호하면 선의의 차주 피해

정부가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규제를 예고하자 시장의 관심이 ‘누구를 막느냐’에 쏠리고 있다. 지난해 1주택을 소유하며 전세대출보증을 받은 9만 가구가 규제 적용 대상에 우선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도권 주택을 보유한 채 다른 수도권 주택에 전세로 거주하는 사람이 1차 선별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실수요와 투기를 가르는 잣대가 촘촘하지 않으면 선의의 차주까지 규제망에 묶이고 지역별 수요 왜곡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집값 떠받친 전세대출보증

16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SGI서울보증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개 기관의 전세대출보증 건수는 96만624건이었다. 이 가운데 1주택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9.4%(9만220명)였다. 전세대출을 받은 10명 중 한 명꼴로 주택을 소유했다는 얘기다.
전세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공적 보증기관의 보증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2018년 ‘9·13 부동산대책’을 통해 2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고소득자의 공적 전세대출보증을 제한하며 전세대출 문턱을 높였다. 현재 유주택자 전세대출보증은 1주택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1주택자에게 전세대출보증을 열어둔 것은 실거주상 불가피한 전세 수요를 감안했기 때문이다. 집을 한 채 보유하고 있어도 직장 이전, 가족 돌봄, 육아 등의 이유로 당장 그 집에 살기 어려운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하지만 전세대출보증이 일부 비거주 1주택자의 갭투자와 비거주 보유를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1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보증 한도를 2억원으로 제한했다. 정부 관계자는 “전세보증이 집값 상승을 떠받치는 측면이 있다는 인식이 있다”며 “특히 1주택자의 비거주 전세대출은 제도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 풍선효과도 예상
문제는 실제 정책 집행 단계에서 실수요와 투기를 가를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보증기관 통계만으로는 차주가 보유한 주택 위치와 비거주 사유를 일괄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국토교통부, 국세청 등 관계부처와 금융권 데이터를 취합해 세부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가 복잡하고 논란이 거셀 수 있는 부분은 육아와 학업으로 예상된다. 세법 등에서는 통상 근무지 이전, 취학, 질병 요양, 부모 봉양 같은 불가피한 사유로 인한 일시적 비거주를 예외적으로 인정한다.
근무지 이전이나 부모 봉양은 비교적 전형적인 예외 사유로 인정받기 쉽지만 육아와 학업은 범위를 넓게 열어두면 예외가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다. 예컨대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돌보기 위해 부모 집 근처로 거처를 옮기는 것은 저출생 대책 기조를 감안할 때 실수요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반면 자녀 학원 수요까지 폭넓게 인정할 경우 서울 대치동이나 목동 같은 선호 학원가로 수요가 쏠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공기업 지방 이전 등 지방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상황에서 자칫 멈칫한 학군 수요를 다시 서울로 되돌릴 수 있다”며 “예외 세부 조건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풍선효과가 커질 수 있는 만큼 기준을 마련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기존 만기 연장 막을 듯
규제 방식도 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좌우할 변수다. 시장에서는 신규 보증뿐 아니라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까지 제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만기 연장을 막으면 기존 차주들의 ‘버티기’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가 만기 시점에 전세대출을 연장하지 못하면 보증금 반환 재원을 새로 마련하거나 보유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시장에 매물 출회를 압박하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조미현/이유정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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